버크만 시그니처 진단 결과로 나를 바라봤다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시가 될까 봐"
몇 년째 내 카톡 프로필의 상태 메시지를 지키고 있는 시의 한 구절이다. 드라마 대사이든, 에세이 문장이든, 시 한 줄이든, 나는 이런 감성의 언어를 탐닉한다. 책에서든 드라마에서든 높은 온도의 언어를 사랑한다.
이러니 나의 버크만 진단 결과 문학이 흥미 분야에 상위 3%라는 것도 놀랍지는 않다. 아, 오해는 하지 말 것. 버크만에서 얘기하는 흥미는 잘하고 못하는 스킬을 측정하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나를 움직이게 하는 내면의 동기, 내가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얻는 영역을 의미한다. 그래서일까, 나는 다른 사람의 말에 유난히 예민하다. 거친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을 불편해하고, 사소한 뉘앙스에도 바로 반응한다. 회사를 다니면서 민감해지는 순간들을 살펴보면 언제나 그 중심에는 언어의 온도가 있었다.
이런 흥미는 버크만의 관계 요소 중 높은 감정 에너지(Emotional Energy)와도 연결된다. 나는 감정을 잘 표현한다고 여겨지며, 실제로도 나는 감정 표현의 기회를 열렬히!! 원한다. 한 번은 새로 출근한 회사에서 상사에게 그 당시 느꼈던 회사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토로했었다. 잘 들어주는 것 같았던 상사가 말했다.
상사: "민희 님, 앞으로는 말하고 싶은 것 10개 중에 2개만 말할래요?"
나: "네? 아니 5개도 아니고 딱 2개요?" 하며 침울해하기도 했다. 또 그 침울함 절절히 표현하면서..
나는 외관보다는 실제 내용에, 감각보다는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예술이 낮은 흥미 영역에 위치한 것을 봐도 그렇다. 또 다른 회사에서 PR 제안서를 마무리하면서 피드백을 받던 어느 날이었다.
상사: "저는 커뮤니케이션 업무에서 PR 제안을 할 때 어떻게 보이는지가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 "아... PPT 스킬 노력해 보겠습니다."
버크만 흥미에서 백분율이 20% 이하면 관심이 없거나 피하고 싶은 분야라고 한다. 딱히 생각해 적은 없었지만, 디자인은 확실히 내가 즐기는 분야는 아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상사의 예술 흥미는 무려 94%, 그녀의 Top 1 영역이었다.
나는 심사숙고하는 편이고, 어떤 일을 잘 곱씹어 보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누군가의 행동에 ‘무례함’ 등의 감정 라벨을 붙이고 혼자 기분 나빠하곤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말에 예민하고, 감정 에너지가 높고, 여기에 사고(Thought)도 높다 보니 타인의 미세한 변화 또는 말에 과도한 에너지와 시간을 쏟는다. 이렇게 분석해 보니, 꽤나 심각하게 '신경 끄기의 기술'이 필요한 사람이기도 하다. 휴, 내 몸 어딘가에 버튼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반면에, 나는 꽤나 따끔하고 뾰족하기도 하다. '자의식 (Self-Consciousness)' 점수가 낮은데, 이는 내가 내용과 이슈에 집중해서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라는 걸 뜻한다. 나 또한 다른 사람들이 내게 핵심으로 곧장 달려오길 바란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해 나갈 때는 누군가의 바운더리를 살려주는 편이다. '자기주장(Assertiveness)' 점수는 낮아 권위를 앞세우기보다 제안하는 형태로 소통하며, '완고(Insistance)' 점수도 낮아 상당히 융통성 있고, 유연하게 행동한다. 다르게 보면, 명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어떤 스타일도 절대적으로 좋음도 나쁨도 없다. 모두 사람 사이에서 드러나는 상대적인 조합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나의 추구미는 '초록 별'. 여러 사람과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무언가를 보면 추천해 주고 싶고, 나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PR도, 코칭도 내게 잘 맞고 잘하고 싶은 일이다.
내가 요즘 하는 많은 일들은 나의 언어, 감정, 관계가 닿는 지점에 있다. 예민함과 섬세함도, 유연함도, 솔직함도, 모두 내가 세상을 즐기고 연결하는 방식이다.
나는 그 사이에서 여전히 배워가고 있다.
덧붙임
MBTI: INTP
직군: 커뮤니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