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미식회>
이민호
가을 햇살이
두 뺨을 간지럽히는
통에 부스스 잠에서 깬다.
방문을 열자
구수한 멸치 육수 냄새
밀물처럼 밀려 들어온다.
그 길을 따라 밀가루 반죽
치대는 소리 따라 들어온다.
탕탕탕탕, 탕탕탕탕
채소 썰어내는 소리는 덤이다.
배고픔에 이끌려
도착한 주방
어머니가 육수에서
멸치를 꺼내시곤
수제비 조각
툭툭 던져 넣으신다.
채소는 도마 채 칼로 스윽
한 번에 몰려 들어간다.
달그락 달그락
바글 바글 소리를 지나
상 위에 올라온
뽀얀 수제비 한 그릇
시원한 국물 한 모금
포실한 감자 한 숟가락
달큰한 수제비 한 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