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리부터 고민하고 있던 이야기지만 게으름으로 인해 이제야 씁니다.
2. 며칠 전 지역 활동가분과 관련해 내기를 했기에 증거도 삼을 겸 기록도 남길 겸 해서 씁니다.
3. 편의상 호칭은 빼고 씁니다.
21대 대선과 관련해 이준석은 단일화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1. 이준석은 똑똑합니다.
똑똑한 사람은 본인이 손해 볼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본인이 손해 볼 단일화 따위는 절대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는 똑똑하기에 결국 손해를 볼 것입니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는 곳이기에 결국 내가 일정 부분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은 조금씩 손해를 보며 손해의 총량을 채우는데 똑똑한 사람들은 작은 손해를 피하다가 손해 총량법칙(?)에 걸려 한방에 독박 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이번에 독박을 쓴 것 같네요.
2. 이준석은 리더십이 강합니다.
리더십이 좋은 것이 아니라 강하다고 표현했는데요. 엄밀하게는 팔로우십이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누군가와 단일화를 한다면 본인이 리더가 되는 방안을 우선 고려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그것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리더의 삶을 살아왔기에 아마 팔로우의 삶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의심이 강력하게 듭니다.
2-1 관련해 이준석과 김문수의 단일화를 위해서는 김문수가 사퇴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김문수는 국민의 힘 경선 과정에서 수 없이 단일화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 한덕수와의 단일화를 거부했죠. 본인도 도덕적 비난을 감수하고 대선 후보가 되었는데 과연 그가 양보하는 단일화를 할까요?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3. 단일화 실익이 없습니다.
만약 단일화를 한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겠는데요. 먼저 단일화 후 선거 패배의 경우입니다. 단일화를 만약 한다면 이렇게 될 가능성이 제일 높습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1:1 단일 구도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도가 오히려 더 높게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거를 패배하면 이준석은 얻은 것은 없고 잃은 것만 생깁니다. 내란세력에 동조했다는 이미지, 단일화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이야기 했지만 결국 단일화했다는 불신의 이미지, 막대한 선거자금 전액 매몰 등 마이너스뿐입니다.
만일 이준석으로 단일화를 한 후 선거에 패배한다면 그나마 나은 경우가 될 수 있겠죠. 새로운 보수의 아이콘으로 성장할 수 있고요. 비록 내란 세력과 손 잡고 거짓말까지 했다는 비난은 받을 수 있겠지만 선거비용은 보전받을 수 있겠네요.
다음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생각은 해볼 수 있는 단일화 후 승리입니다. 여기도 두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겠죠. 김문수로 단일화, 이준석으로 단일화
김문수로 단일화를 해서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옛날말로 죽 쒀서 개 주는 꼴이 될 것입니다. 앞서 적었지만 한덕수와의 단일화도 무시한 김문수인데 과연 이준석과의 약속을 지킬까요? 서로 믿을 수 있을까요? 40대 총리? 그렇게 말할 수 있죠. 근데 그것이 이준석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또한 단일화를 한다면 아마 그가 지금까지 힘들게 만들어 놓은 개혁신당이 흩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국민의 힘에서 떨어져 나온 개혁신당의 당원들은 아마 큰 실망을 하고 돌아서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다음, 이준석으로 단일화가 되고 또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재앙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번 대선은 탄핵으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라 인수위 없이 당선과 동시에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마 선거 캠프가 그대로 청와대로 들어갈 것이고 유력 대선 캠프는 당선 후 인선에 대해 미리 안배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준석 캠프는 그런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글쎄요. 쉽지는 않겠죠.
4. 이준석은 미래를 준비합니다.
이번 대선은 내란세력과의 싸움이기에 이재명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고 국민의 힘은 붕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란동조로 인한 위헌정당 심판 청구를 받을 가능성도 있으며 그것이 아니더라도 선거가 끝난 후 친윤(신) 김문수 vs 친윤(구) 권성동 vs 반윤(전) 한동훈으로 나뉘어 치열한 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과정에서 당원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을 것이며 이준석은 흩어진 보수 세력을 다시 규합할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략 15-20년 정도 성장한 후 대통령에 다시 도전할 생각을 하겠지만 글쎄요. 그게 마음대로 될지는 모르겠네요.
이번 대선 토론을 통해 비호감 높은 정치인에서 비호감뿐인 정치인으로 성장한 것 같아서 앞으로 정치인으로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고난과 역경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하지만 안타깝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펨코의 리더가 되기로 했다면 그 역시 본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