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명한 설명은 의도를 퇴색시킨다

by 복지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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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업을 함에 있어 어떤 단체나 기관에 지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확실한 설명과 제안이 없다면 의도 자체가 퇴색되기도 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상대를 돕기 위한 일이 오해를 만들고 마치 정치적 행동으로 비추어지기 때문이다. 지원을 하는 입장과 수혜를 받는 입장은 분명 다르며 어떠한 대상자인지와 어떠한 환경에 처한 집단인지를 지원하기 전 꼭 인지해야 함이 옳다.


한 사업가가 있다. 그 사업가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기부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한다. 출장뷔페 사업을 하는 그 사람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씩씩하게 성장하는 아동들에게 관심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아이들이 이용하거나 생활하는 시설을 찾아 점심이라도 한 끼 먹여주고 싶어 했다. 필자를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분명하게 전달했으며 이와 관련된 유관기관을 섭외해 달라고까지 했다.


그의 부탁을 받은 내가 모른 척할 수는 없었고 아동기관을 찾다가 적절한 기관과 연계를 시켜주었다.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오고 간 것은 아무런 대가 없이 순수하게 점심 한 끼를 제공해 주는 것이었고 기관과 사업가 간의 이해관계가 충분히 오고 갔다는 판단에 나름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약속의 날짜가 다가온 아침이었다.


점심을 지원하기로 한 사업가에게 아침부터 다급하게 전화 한 통이 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동기관이 소재한 행정구의 대표가 소식을 접하고 그곳을 찾아 아동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전화가 왔다는 것이었다.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사전에 이야기가 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기관과 통화를 해보고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아동기관 담당자와 통화를 하는데 굉장히 기분 나쁘다는 표현을 해왔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요. 우리 시설 아이들 가지고 정치하시는 거죠?"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왜 갑자기 그분들이 오신다는 거죠? 우리 아이들을 이용해 무슨 일을 하시려고 하는 건가요?"

"......"


너무나도 당황스러웠고 기가 막혔다. 아이들을 상대로 마치 무슨 장사라도 하는 사람인양 무시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기분 나쁘다는 내색은 하지 않았고 우선 담당자를 진정시켜야 했다. 오해가 발생되었기에 오해부터 풀어야 했으니 말이다. 조곤조곤 설명을 하며 불편해하는 부분에 대한 오해를 어느 정도 풀었다고 생각이 든 순간 담당자는 나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오해.png


"사과하세요."

"제가요? 왜죠?"

"일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드셨으니 사과하셔야죠."


무슨 일을 망쳤다는 것인가? 약속된 날 아침에 갑자기 전화가 와서 행정구 대표가 방문을 하고 싶다고 해서 그걸 전화로 알려주고 전달해주려는 나의 행동이 점심식사 행사를 망쳤다는 말인가. 도무지 알 수 없는 사과 요청이었고 그때부터 나는 불쾌한 감정을 말하기 시작했다.


"선생님, 저는 제안하신 사업자님의 부탁을 받아 이런 행사를 연계해 드렸고 행사에 공직자나 다른 분들이 오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있었으며 초청도 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사과를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네요."


생각해보자. 행사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외부인을 초대한다거나 초청할 계획은 1절 없었으며 순수한 의도로 아이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행사 당일 아침에 갑자기 행사장을 찾겠다는 외부인들의 전화가 오기 시작했고 사전에 합의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일을 상의하기 위한 나의 전화에 사과를 요청하는 행동이 과연 올바른 행동이란 말인가.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행사는 종료가 되었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실수한 부분에 대해 어떤 것이 있었을까. 우선, 그 담당자의 말대로 사전 협의가 안 된 일이기도 하다. 물론 사업은 어떤 방향으로든 돌발상황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이런 돌발상황에 대해 유유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나의 잘못일 것이다. 두 번째로 필요기관을 찾아 선정할 때 성격과 유형, 담당자의 성향을 꼼꼼히 알아보지 못한 것일 것이다.


그냥 막연하게 좋은 의도로 진행하고 지원하려는 사업에 충분한 설명과 이해관계를 만들지 못했기에 오해가 발생했던 것 같다. 사회복지사는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 그 준비는 누군가와 누군가를 연계할 때 상호 간의 성향과 성격, 의도가 적절히 맞는 것인지에 대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게 이번 행사를 진행하며 실수한 부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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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관 담당자가 섭섭해 했을 법도 있을 것이다. 사전 합의가 되지 않은 돌발상황에 대해 당황도 했을 것이다. 사회복지사는 사업을 진행하기 전 반드시 충분한 설명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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