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밤, 혼자의 밤
유난히 지쳤던 월화수목금이 지났다. 주말이라고 해봐야 같은 모습이라 더 나아질 것도 없지만, 이제 당장 내일부터 주말이라고 하니 호기롭게 아직까지 눕지 않고 있다.
열두 시가 지난밤, 새벽에 들어선 밤
막 끓인 옥수수차와 콘치가 야식. 그런데 ‘콘치즈’아었나? 아무튼 처음으로 전자책을 읽었다. 책은 역시 종이책이지! 신념을 가진 일인이라 궁금할 이유가 없었다. 글의 맛이 으뜸이지만 종이 맛으로 책을 읽기도 한다. 오늘 첫 시도는 말 그대로 어쩌다. 하필 읽고 싶은 책이 안방에 있어 아이가 깰까 싶어, 라기보다는 사실 귀찮음에 굴복하여 지금 이 자리에서 해결하고 싶었다.
박학다식한 김영하 님의 책.
오! 화면을 검게 바꿀 수도 있다니. 글씨 크기와 폰트도 바꿀 수 있다. 밑줄까지...! 생각보다 가능한 옵션이 많아 놀랐다. 의외로 귀여운 구석이 있구나. 어쩌면 내가 너무 촌스러워 전자책의 눈에 귀여울 수도 있다. 신문물이라도 손에 쥔 듯 낯설다.
종이책의 영역을 침범하는 거 같아 전자책하면 우선 미워하고 봤는데 이젠 그러지 말아야겠다. 절대 안 볼 거야 라며 괜히 더 반항적이었던 유치한 서른셋.
그럼에도 나는 종이책이 좋다
책은 역시 종이책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