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안녕
그냥 생각을 하고 있다.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을 한다. 남에게 보이기보다는 그저 기록하고 싶을 뿐인데도 이런 공개적인 공간에 남기게 되는 건 무슨 이유에서 인지. 단순한 편리함? 손으로 직접 쓰는 기록에 대해 남다른 애정이 있지만 언젠가부터 이 애정이 조금은 의심스럽다. 이 애정이야말로 겉멋에 취했던 것은 아닌지, 아날로그 그룹이 마음에 들어 애써 끼고 싶었던 건 아닌지. 핸드폰에 남기든 공책에 남기든 뭐가 중요할까. 어쨌든 남긴다는 것은 같다.
꽤 오랫동안 해온 인스타그램이 무섭다. 여기라고 많이 다르겠냐만은, 적어도 글과 기록에 애정이 있어 모인 공간이라는 생각에 아주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그리고 사진을 꼭 포함하지 않아도 된다는 방법도 좋다.
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고 싶은 마음에 이것 저것 알아보고 있다. 신이 나는 일이다. 이미 오래 전에 만료된 여권부터 재발급 받아야 할텐데, 증명사진 찍는 게 너무 싫다. 어차피 화장 같은 건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 아무런 준비 없이 찍을 텐데도 정말이지, 거부감이 드는 일이다. 뭐.. 어쩔 수 없이 찍게 되겠지만.
안녕. 다시 안녕,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