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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지음 Sep 21. 2020

오래된 액자


주방을 청소하다 오래된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


6년 전 파리에서 담아 온 액자. 주방에 둔 탓에 생긴 묵은 기름때를 조심히 닦아 냈다. 닦아내고 나니 깨진 유리가 마음 쓰인다. 아이가 있어 어쩔 수 없는 불안한 마음 하나. 그래도 이게 본연의 멋이긴 하다. 흐리고 시원하던 그 날, 내가 상자 구석에 놓인 걸 발견했을 때도 이 모습이었다. 엄지를 치켜 세우며 내 선택을 응원하던 아저씨가 생각난다. 아무튼 한 번 고민해봐야겠다.


수시로 가까이 보고 싶어 주방에 두었는데, 이제야 제대로 마주한 거 같아 미안했다. 안전한 곳에서,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보살펴줘야지. 가까이 둔다고 해서 그만큼 생각하게 되는 건 아닌가 보다. 그 자리가 마냥 당연해 무던하게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내온 시간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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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강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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