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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지음 Sep 24. 2020

오래 걷는 날, 어른에 대하여

내 가방 중에 가장 오래된, 애착도 으뜸인 가방


오랜만에 걸었다. 아주 오래 걸었다. 주민센터라는 실제적인 목적이 있는 걸음이었지만, 버스를 탈 수도 있었기 때문에 걷고 싶어서 걸은 셈이다. 적당하게 시원한 맑은 가을, ‘계절’이 새삼스러웠다. 매매를 위한 서류를 모두 떼고 나오는 길. 오빠에게 다 했다고 말했더니 이런 걸 해보면서 어른이 된다고 했다. 잠시나마 어른의 기분으로 씩씩하게 걸었다. 어른은 언제 되는 걸까?


한 번도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이를 낳았을 때도 엄마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이지 어른은 아니다. 어른의 기준을 잘 모르겠다. 합격점이 있는 걸까? 어른, 어른.


어른

1.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2. 나이나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

3. 결혼을 한 사람.


네이버 검색 결과에, 특히 2번과 3번에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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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강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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