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킹 101 리뷰

더 나은 삶을 위한 생각하기 연습

by 하민혜

◎지은이 : 안우경

◎펴낸 곳 : 흐름 출판

◎발행일 : 2023년 1월 5일


대체로 책을 읽고 남기는 곳은 블로그나 인스타입니다.

오늘부터 브런치에도 한 공간을 만들어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 해요.


어제 '씽킹 101'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제 머릿속에 남은 것은 '우리는 엉터리다.'예요. 우습기도 하고 슬프지만 진실이 그렇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관점에서 벗어난 생각을 하기 어렵고, 제가끔 믿고 있는 세상에 대한 믿음은 흔들기 어렵습니다. 반박할 증거를 가져다대도 여지없이 편향 해석이 등장합니다. 단어 그대로 왜곡되고 치우쳐 반박의 증거까지 자신의 믿음을 견고하게 할 증거로 해석한다는 거예요.


최근 인지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데요. 이는, 우리가 좀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싶은 욕구일 겁니다. 자신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법이니까요. 안우경 교수의 남편 역시 오래간 심리학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 부부가 심리학을 연구하며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남의 마음은커녕 자신의 속마음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 그러나 잘 안다고 크게 착각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275p


책은 사고의 흐름에서 생기는 수많은 일들 중 크게 8가지의 오류를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상세한 예시글 덕에 나의 과거를 떠올리며 대입해 보고 수식을 계산하기도 하며 읽다 보니 심리학 강의를 듣는 듯했습니다. 실제 '씽킹 101'은 예일대에서 '생각하기(thinking)'수업 강의 내용을 기반으로 글을 썼다고 합니다. 8가지 오류에 대해선 책에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고, 제게 와닿았던 몇 가지만 공유하겠습니다.


"머릿속으로 떠올렸을 때 과정이 수월하게 그려지면 우리도 모르게 과신에 빠져든다. '이쯤이야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30p

유창성 효과에 대한 설명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이나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렇다고 합니다. 내가 할 수 있고, 알고 있다는 착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제로는 2만큼 할 수 있고, 1만큼 안다고 해도 내가 5 정도는 할 수 있으며 3만큼은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는 말이죠. 여기서 깨어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는 대로 실제 시도해 보면 된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판단할 때도 우리는 실제보다 더 많이 안다고 과신할 수 있다. 이럴 때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글로 적어 보면 별다른 피드백 없이도 과신의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이를 입증한 연구도 있다."
48p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 특히나 글로서 풀어낼 때 한계를 마주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 부분이 유창성 착각이라는 것은 두말할 것이 없겠습니다. 책을 읽고 이해한 내용을 글로 적어보는 일이 필요한 이유겠죠. 작가의 필력 덕분에 읽는 동안 수월했다고 해서 내가 그것을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교수님의 강의력 덕에 듣는 동안 편안하고 즐거웠다 해서 강의 내용을 이해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죠.


다음은 확인 편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확인 편향은 우리가 이미 믿고 있는 내용을 확인만 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말해요. 이는 개인에게서만이 아니라 공동체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개인의 피해로 확인 편향에 빠지면 자기 자신을 부정확한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거예요. 왜곡된 시선이 어찌 타인을 향해서만이겠어요. 여러 가지 실험 사례와 예시들이 나오는데요. 기억에 남는 것은 '가짜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울증을 수반하는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말한 집단에서 실제 우울증 검사를 했을 때, (확증 편향에 의해) 실제 우울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또 행복한가, 불행한가라는 질문에서 어떤 질문이 우선순위에 있는지에 따라 우리의 대답이 바뀌는 경향을 보인다고 합니다. 행복하냐 물으면 내가 행복한 이유를 찾게 되고, 불행하냐 물으면 내가 불행한 이유를 찾게 되기 때문이에요.


해서 상충되는 두 가능성에 대해 공평하게 기회를 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스스로에게 질문할 때에도, 세상(타인)에 대한 질문에도 '내가 내향적인가?' '외향적인가?' 두 가지 모두 질문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또 삶에 무작위성을 도입해서 내가 믿고 있는 것을 깨 보는 의식적인 연습을 추천하고 있어요. 이를테면 매번 먹던 음식이 아니라 새로운 음식을 먹거나, 늘 가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보는 것, 다른 사람에게 옷을 골라달라고 해서 입어보는 일, 아침을 푸짐하게 먹고 저녁에 시리얼을 먹는 일 등을 말입니다.


"인생은 관찰 가능한 세계와 관찰 불가능한 세계를 통틀어 존재하는 모든 원자의 수보다도 훨씬 더 많은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를 발견하는 것은 순전히 여러분의 몫이다."
113p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오류는 지연 할인(delay discounting)입니다.


"수많은 행동경제학 실험 결과를 보더라도 우리에게 미래에 받는 보상이 지닌 가치를 저평가하는 현상을 행동경제학자들은 '지연할인'이라고 한다.... <중략>.. 건강한 삶을 위해 일주일에 다섯 번씩 운동하겠다거나 와인을 한 잔 이상 마시지 않겠다고 새해에 다짐했던 일들을 지켜야 하는데, 이 모든 게 눈앞의 보상보다는 수명 연장이라는 미래의 보상을 선택해야 하는 일인 셈이다. 그러나 찾아오는 유혹에 무너질 때마다 즉각적인 보상이 얼마나 강력한지 절감한다.
기다림으로 얻을 수 있는 더 큰 보상이 먼 미래의 것이 아닐 때에도 우리는 눈앞의 보상에 쉽사리 무너지고 만다... <중략>..
미래의 보상뿐만 아니라 미래의 고통에도 지연 할인이 적용된다. 우리가 할 일을 미루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때 우리 대부분은 기한이 코앞으로 닥쳐올 때까지 또는 날짜가 지나도록 마치 그 일이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듯이 외면한 채 살 수 있다. 지금에 하나 나중에 하나 똑같은 일인데도 당장 하려고 생각하면 끔찍한 것이 나중에 한다고 생각하면 어찌어찌할 수 있을 것 같다."
319p


먼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개인적인 이슈로 치면 건강 관리, (다이어트) 노후 준비, 재정 관리 등이 있을 테고 사회적인 이슈로 보면 환경 문제(기후 변화)가 떠오르실 겁니다. 하나하나 짚어가며 우리의 행동을, 그 이유를 꿰뚫어 보게 하는 인지 심리학을 만나 무릎을 치며 글을 읽었습니다.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우리에게 자제력이 부족하고, 불확실한 앞날 그 자체를 그리고 싶지 않은 마음과 뻔한 이야기이지만 미래라는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 거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낱낱이 나라는 사람을 마주할 때, 내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사람들은 왜 그러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문이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욕구에서 인지 심리학이나 행동학 등이 발전했을 거예요. 작가는 사고의 오류에 대한 이해로 우리 사회가 더 공정한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편견(관념) 없이 생각할 줄 아는 능력으로 자기 자신에게도 공정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책을 덮으며 마음에 남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주장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그것을 강요하는 일을 당장 그만두고 싶은 마음입니다. 무엇보다 확연하게 떠드는 내 안의 목소리(편견, 관점, 생각)에 대해 내가 먼저 믿지 않아야만 스스로 그 힘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손이 닿는 대로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를 읽고 있는데요. 오늘 아침 작가가 이야기한 대로 모닝 페이지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이 책은 12주간의 수업으로, 과제까지 주어지는 책이다 보니 리뷰는 늦어질 예정입니다. 다음 주 책모임을 위해 읽어야 할 <H마트에서 울다>'미셸 자우너' 리뷰가 먼저 올라갈 듯합니다.

중간에 다른 책이 먼저 올라갈 수도 있고요.


나와 타인의 사고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책 '씽킹 101'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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