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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사 Aug 14. 2019

백종원 추천 태국 가게, 진짜 맛있을까?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방콕 여행 전 꼭 봐야 하는 이유

우리 부부는 백종원 대표를 참 좋아한다. '한식대첩'부터 '골목식당'까지 백종원의 프로그램은 거의 섭렵하는 편. 그중 tvN 예능프로그램 '스트리트 푸드파이터'를 특히 열정적으로 시청했다. 나름 신선했다고나 할까?  


사실 신선한 포맷은 아니다. 다른 나라의 맛집을 찾아가 음식을 먹는 것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오히려 식상하다. 하지만 백종원 대표의 '맛집 소개'는 달랐다. 그 나라의 음식문화부터 왜 해당 맛집이 특별한지, 또한 그 음식이 주는 의미까지를 재미있게 설명했다. 타고난 스토리텔링 능력에 영업당한 것이다.


그래서 태국여행을 결정짓고 '스트리트 푸드 파이트터-방콕'편을 열열이 시청하고 또 시청했다.



가장 궁금했던 점은 '진짜 맛있을까?'였다. 


보통 TV 프로그램에서 "우와 정말 맛있어요!"라며 온갖 형용사를 쓰며 음식 맛을 표현해도, 실제로 가보면 별로인 곳도 있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백종원 대표의 추천은 진짜일까?


결론은 정말 맛있었다. 물론 백종원 대표와 우리가 입맛이 맞았을 수도 있고 또 먹보인 우리가 아무거나 잘 먹고 맛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1년이 다되어 가는 지금도 또렷이 그 '맛'이 기억날 정도로 특색 있는 진미였다. 특히 백종원 하면 가성비인데 해당 프로그램은 '스트리트 푸드(Street Foods)'라는 정체성을 포방하는 만큼 이 역시 훌륭했다.


백종원이 소개해준 곳 중 우리가 직접 경험한 곳은 총 3곳의 4가지 음식. '카오 카무' '담넌사두억 쌀국수' '똠 양라면' '얌샐몬'이다.  


카오 카무

카오 카무는 내가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 돼지족발 덮밥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카오 카무는 간장 베이스의 물에 푹 우려 야들야들해진 돼지족발을 고들고들한 안남미와 함께 비벼먹는 덮밥이다. 평일 근무 후 야간 비행으로 지칠 대로 지친 우리 부부는 카오 카무를 먹겠다고 캐리어를 끌고 아침부터 짜런쌩 씰롬으로 나섰다.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정말 그 맛은 일품. 특히 같이 곁들여 먹는 소스가 기가 막히다. 매운 고추(청양고추 맛), 피시소스, 마늘, 레몬즙 등이 뒤섞인 맛이 나는데 새콤하면서도 알싸한 이 소스에 카오 카무를 비벼 먹으며 피로가 스르르 녹을 정도다. 카오 카무 소스는 너무 맛있어서 집에서도 왕왕 야매로 만들어 먹는데 수육과 같이 먹으면 참 맛있다.


자그마한 종지에 담긴 것이 바로 이 집의 비법 소스.
재미있는 건 저 보리차(?) 물 같은 것을 주인아저씨가  인심 좋은 미소로 줬는데 알고 보니 금액이 청구됐다. 하지만 얇게 갈린 얼음에 부어진 이 물 덕에  방콕의 더위가 가셨다


백종원 님의 말에 따르면, 카오 카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돼지 족발이라기보다는 장조림에 가까운 죽 같은 느낌. 그 표현이 정확하다. 돼지 족발이라는 느끼한 이름과 달리 아침에 먹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담백한 음식이다.


주소 :  492/6 Soi Charoen Krung 49, Si Lom Road, Bang Rak, Krung Thep 10500, Thailand


담넌사두억 쌀국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초반에 보면 백종원은 담넌사두억, 즉 수상 시장(Floating Market)에서 여러 음식을 맛본다. 특히 쌀국수를 먹는 장면은 군침을 흐르게 만든다.


맑은 쌀국수 국물


내가 처음 쌀국수를 제대로 먹은 것은 라오스. 라오스 쌀국수는 맑고 얼큰한 맛이다. 이에 반해 태국 쌀국수는 좀 더 자극적이면서도 닭고기, 쇠고기 등으로 우려진 국물 맛이 깊다. 하지만 담넌사두억에서 먹은 쌀국수는 맑은 느낌. 맑고 깨끗한 국물에 대략 20년 이상은 이곳에서 국수를 마셨을 것 같은 할머니께서 간단히 국수를 말아주신다. 속이 풀리는 맛.   



처음에 할머니를 발견하고 백종원이 먹은 쌀국수인지 긴가 민가 해 엉거주춤 다가갔다. 우리를 본 외국인 두 명은 마치 이 집 딸내미인 냥 목욕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으라고 했다. 우리는 뻘쭘하게 앉아 기다리니 할머니는 태국어로 쌀국수 몇 개 먹을 거냐고 물었고, 용케 알아들은 우리는 "저스트 원(Just one)" 즉, 하나만 달라고 외치며 손가락으로 일을 그렸다. 육수와 고명 역시 무엇을 넣을 거냐고 물었고 감으로 알아들은 우리는 돼지고기 육수에 고명을 손가락으로 골랐다. 그렇게 먹은 쌀국수가 백종원의 그것인지 나중에 확인해 보니 역시나 그 집이 맞았다.  


주소 :   Damnoen Saduak, Damnoen Saduak District, Ratchaburi 70130, Thailand
 

똠얌라면

방콕에서 가장 핫한 가게인 란 쩨오 쭐라. 특히 밤 10시 이후 파는 똠얌라면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밤 10시가 넘어서 도착했는데 무려 100분 이상 기다린 후에나 가게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대기명을 쓴 후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면 이름을 불러준다. 늦은 시간임에도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맛은 자극 그 자체. 태국에서 다양한 똠얌꿍을 먹었는데 가장 자극적이고 당기는 맛이었다. 안에 들어가 각종 고명들도 하나같이 다 맛있었다. 특히 돼지 항정살 튀김인 커무텃은 이곳의 인기 메뉴 중 하나.


똠얌라면. 저녁을 먹었음에도 단숨에 다 먹을 정도로 입에 당기는 맛이다.


주소 : 113  ซอย จรัสเมือง Khwaeng Rong Muang, Khet Pathum Wan, Krung Thep Maha Nakhon 10330, Thailand


얌샐몬

똠얌라면과 같은 가게에서 먹은 얌샐몬. 태국식 연어 샐러드인 얌샐몬은 페퍼민트 향과 연어가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자아낸다. 거짓말 안 보태고 세상에서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맛이었다. 그런데 전혀 이질감 없이 입안으로 자꾸 들어갔다.


얌샐몬. 두고두고 기억나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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