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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칸테 Aug 08. 2021

로앤줄 칸타빌레

136회 클래식 품격 콘서트

골목길 좁은 길 공연 가는 우리길


강남심포니 낮콘서트는 그래 24에서만 예매를 받아 인별 공지를 보고 뒤늦게 들어갔더니 두부 밭이 된 앞자리들은 두하만 외치고 있었다. 젠장 잉어파크에서 예매받았으면 중블 1열은 내 차지인데... 그러던 중 여마에님께서 이 공연에 초대권을 주겠다는 고마운 제안을 하셔 넙죽 받았다. 선생님 남은 한 해 들숨에 재력 날숨에 건강 얻으시기 바랍니다(_ _)

광림아트센터는 유경험자도 뇌내 빙글 뱅글 현상을 유발하는 공연장이다. 대로 한복판이 아니라 골목길 좁은 길에 있어 근처 거주자가 아니면 그게 그 건물 같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런 불가마 기후에는 길 찾다가 더위 과다 섭취하기 아주 좋으니 손풍기는 필수다. 사치품이 아니라 구호물품이다.  


골목길 좁은 길을 방랑자 환상곡 모드로 돌아다니다가 올블랙 군단을 발견하면 올레를 외쳐도 좋다. 거의 다 왔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뛰뛰빵빵 따르릉을 피해 조심조심 오는 것도 잊지 말길 바란다.

문 열어주는 시간이 한참 남았을 땐 로비 눈동자 운동이 딱이다. 이런 모습이 공연 고수처럼 보였는지 문화재단 직원분이 설문조사지를 조심스레 내미신다. 광림아트센터 주변 식당 카페와 콜라보를 맺을 계획이라는데 그러면 공연이 끝났다 커피가 무료다가 실현되는 건가...

오늘 공연 첫 곡은 서쪽 구역 이야기 모음곡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브로 미국 갱단들의 복수혈전을 그려 미국 의회도서관 영구 등재 앨범으로도 올라간 고전 뮤지컬이다. 뮤덕들이라면 두 눈 초롱초롱 모드로 듣겠지만 뮤지컬무식자는 환상의 나라 어메리카 자유의 나라 어메리카 넘버밖에 모른다. 대신 나에겐 트통 국빈방문 때 여마에님이 축하연주로 지휘했던 음악으로 입력되어있다.


http://naver.me/x1eBC18Q

두 번째 곡은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 모음곡이다. 이번 공연 협연자가 피아니스트길래 정마에님과 아여사님이 함께했던 피아노 협주곡 스타일로 연주할 줄 알았는데 관현악 버전이다. 음 프선생님이 반복되는 퇴짜로 편성 뒤엎기를 시전해 버전이 여러 가지인가?


이름만 익숙하지 제대로 감상한 적은 없어서 미궁에 싸인 채로 시작했는데 웬걸 갑자기 노다메 칸타빌레 인 유럽의 비행기 장면이 지나간다. 슈트레제만과 치아키 센빠이의 연주여행이 막바지에 이르자 엘리제 비서는 쫑파티를 일본에서 열기로 했다며 꼭 와달라 하고 치아키 센빠이는 영감탱이 감시역이 필요할 뿐이라며 질색한다. 그때 슈트레제만이 등장하며 나오는 브금이 첫 곡 '몬테규 가와 캐퓰렛 가'다.


치아키가 파티에 오면 여자애들 전부 뺏겨 버려요. 파티의 주인공은 나라구요! 파리든, 어디든 돌아가버려요. 그 대신 노다메짱에게 안부 전해줘요우~
-슈트레제만-

이제까진 상황이랑 겁나 잘 어울리는 선곡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게 그 곡이었다니. 후기 쓴다고 드라마 다시 찾아보다가 치아키 센빠이의 지휘 콩쿠르까지 보고 있으면 어쩌자는 거야ㅡㅡ 그때는 치아키 센빠이의 지휘자 성장기 부분은 지루해서 건너뛰었는데 지금 보니 나름 재밌다.


이날 여자경 선생님은 단상 위에서 발레리나로 빙의하셨다. 우아한 손짓뿐만 아니라 힘차고 박력 있는 점프도 지휘로 승화해 한 마리 백조 같았다.(역시 주접도 떨던 사람이 떨어야 한다. 선생님도 후기 보시는데 그만! 그만!) 8월 토요콘은 표도 못 열고 날아갔으니 이제 한 달 뒤에나 선생님을 볼 수 있는 걸까.... 9월에 뵈어요 선생님.


공연 끝나고 여자경 선생님 옆에서 짐 들고 계신 분을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고 느꼈는데 집에 와서야 사회탐구 이탐구 부지휘자님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유명인 알아보기 능력시험 9등급 보유자다운 눈깔은 어디 안 간다.


플루트 수석님 오보에 최 모 단원님 클라리넷 박 모 단원님 연주 끝나시고 나오는 길에 봤는데 소심쟁이라 또 말 못 걸었다 흑흑(코시국 입덕이라 단원들 얼굴이 잘 안 들어온다. 나도 현악 단원들 얼굴 외우고 싶어ㅠ)
강남심포니가 가을쯤에 정기연주회를 할 계획이 있는 것 같은데 대관 승인받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덕후 동지들이여 힘을 주시오!! 많이들 응원하면 문화재단 높으신 분과 예당 관계자님이 대관 허락해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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