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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Dec 12. 2024

기억과 풍경이 되어 준 몰타 숙소

몰타 Valletta view Apartments by ST Hotel

 처음에 세웠던 계획은 몰타에서 2박 3일쯤 머물고 튀니지로 넘어갔다가 다시 몰타로 돌아와 포르투갈행. 하지만 여행이란 역시 항상 그러하듯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계획대로 안 되었다기보다는 우리가 계획대로 안 했다. 애초에 이번 여행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몰타는 아테네, 튀니지, 포르투갈을 여행하는 최적의 중간 경유지였기 때문에 포함시킨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몰타에 꽤 마음을 빼앗겨 버리는 바람에, 튀니지에 왔다갔다 하기 위한 에너지를 그냥 몰타에서 다 쏟아버리고 싶어진 것이었다.


 그래서 빠듯한 일정 하나를 내던진 만큼 몰타에서 조금 더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일단 먼저 급하게 새로운 숙소를 예약하고 숙소를 옮겨야만 했다. 보통 여행자들에게는 발레타가 가장 유명한 지역이지만, 그래서인지 발레타 일대의 숙소는 만만치 않은 가격을 자랑했다. 그래서 '그지라(Gżira)'에 있는 숙소를 찾아가 머물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결론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선택이 되었다. 숙박할 날짜가 당장 코앞이라 그랬는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비수기라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망이 정말정말 좋은 숙소를 꽤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숙소의 이름은 <Valletta view Apartments by ST Hotels>이다.



 <Valletta view Apartments by ST Hotels>는 그지라 곳곳에 몇 개의 건물에 숙소를 가지고 있는 듯했다. 체크인 카운터가 있는 호텔에서 나와 걸어서 몇 분 거리에 있는 다른 건물로 안내를 받은 것이다. 1층에 스타벅스가 있는 건물 3층이었다. 카드키를 사용해서 안으로 들어가자 상당히 넓은 공간이 쾌적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예약사이트 사진보다도 훨씬 넓은 크기에 먼저 놀랐고, 무엇보다도 발코니 창문 너머로 펼쳐진 전망에 놀랐다. 슬리에마 앞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절경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우와! 좋다!"를 연발하며 내부도 여기저기 둘러봤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아파트형 숙소였는데 침실이 두 개에 화장실/욕실도 두 개, 그리고 거실과 주방이 모두 갖춰진 숙소였다. 심지어 세탁기도 갖춰져 있었고, 주방에는 이런저런 식기들도 갖춰져 있었는데, 다만 세제와 수세미는 없었다. 대신 호텔처럼 매일 청소를 해주었다. 비록 숙소의 시설이 4, 5성급 호텔에 비할 바는 물론 아니었다. 하지만 사실 다른 것들은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전망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는 평소 여행할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숙소에서 멍을 때리며 보냈다. 맛있는 음식을 포장해서 발코니에서 먹기도 하고 침대에 엎드려 책을 보기도 했다. 몰타에 머물기로 결정하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숙소였고, 몰타는 정말 아늑하고 아름다운 곳이구나 하는 인상을 심어준 숙소였다.


 우리는 이 숙소에서 5박을 했고, 큰 불편함 없이 쾌적하게 지낼 수 있었다. 지금도 '몰타 여행'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이곳 발코니 너머로 보았던 풍경이 떠오른다. 몰타에 다시 간다면, 다시 머물고 싶은 숙소였다.




- Valletta view Apartments by ST Hotels

The Strand, 143, 34 Triq Samuel Taylor Coleridge, Il-Gżira GZR 1026 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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