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가격과 분위기

창동역 <미르미분식과김밥>

오랜만에 창동에 갈 일이 생겼다. 예전에는 자주 오가던 길이었는데 이제는 그리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창동역은 늘 그대로인 느낌이다. 높은 건물 하나가 생긴 것 말고는. 배가 고파서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던 차에 지나가기만 하고 들어가보지는 못했던 분식점에 가보기로 했다. 창동역 이마트에 가는 길에 있는 여기는 이름이 <미르미분식과 김밥>이다. 수없이 많이 지나간 길이지만 한 번도 들어가 볼 생각을 하지 못했던 곳이었다. 몇 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들어가보기로 했다.

가게에 들어서자 갑자기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딱 어릴적 갔던 동네 분식점 분위기였는데 사실 그닥 깨끗하지도 않고 낡은 분위기라고 할 수 있지만 크게 신경쓰는 타입이 아니라서 난 별 생각이 안들었다.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눈에 들어 온 잔치국수 2,500원! 10,000원짜리 한 장으로 한 끼 밥 사먹는 것조차 쉽지 않은 요즘에 2,500원이라니! 놀라운 가격에 주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잔치국수 두 그릇과 참치김밥 한 줄. 이렇게 주문을 하면 8,000원! 이 날 점심에 먹은 쌀국수 한 그릇이 10,500원이었는데... 순간 현타가 왔다. 하지만 광화문 한복판의 임대료와 소고기 고명의 유무가 다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할 것이다. 금방 잔치국수와 참치김밥이 준비되었고 추운 날씨에 따뜻한 국물을 쭉 들이키기 시작했다. 시장이 반찬이었는지 날씨가 추워서 그랬던건지 잘 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잔치국수는 익숙한 맛에 깔끔한 편이었고, 참치김밥도 참치가 꽤 들어있었다. 양이 아주 많진 않았지만 내 기준엔 잔치국수랑 김밥 반 줄 정도면 알맞은 한 끼라고 생각되었다. 식사를 하는 중간에도 많은 손님들이 들어오고 나갔다. 홀에서 먹는 사람도 있었고, 포장을 해서 가져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 먹고나서 8,000원을 카드결제 할 순 없었지만 이해해주기로 했다. '그래. 그럴 수 있지.' 라는 생각이었달까? 아마 가성비에 다른 것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던 것 같다.

이 식당 후기들을 보면 현금결제를 강요하고 불친절했다는 후기들이 보이는데, 난 뭐 그렇게까지는 아니었어서 적당히 만족하고 나왔다. 위생이 중요하거나 분위기가 중요한 사람들이게는 비추이지만 간단하고 저렴하게 한 끼를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 미르미분식과김밥

서울 도봉구 노해로63길 84-1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