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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대한 전시는 아니었지만

KF갤러리 <모자이크: 시대를 초월한 이탈리아 예술 코드>

by 미니고래

직업적 연관성이 있어서 그런지 나는 전시를 보러 가는 것이 익숙한 편이다. 전시된 작품을 보면 영감도 많이 떠오르고 때로는 참고할 부분도 생겨서 좋다. 하지만 동시에 나도 꾸준히 작품을 해야 하는데 하는 압박감도 느낀다. 결국 나에게 있어 전시회란, 머리를 식히러 간다거나 마음 편히 보거나 하는 것은 아닐 수밖에 없다. 요즘엔 짧게 볼 수 있는 작은 전시회들을 찾아다니곤 하는데, 이번에 KF갤러리에서 하는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전 <모자이크: 시대를 초월한 이탈리아 예술 코드>을 보러 다녀왔다. 평소 포르투갈의 아줄레주나 모자이크 방식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번 전시도 기간이 끝나기 전에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곧 전시가 끝날 참이어서 부랴부랴 찾아간 것이다.



전시장인 KF갤러리는 규모가 작아도 보통 접하기 힘든 문화권의 전시들을 볼 수 있는 편이어서, 평소에도 마음에 드는 전시가 열릴 때마다 찾아가곤 했던 참이었다. KF갤러리는 청계천 센터원빌딩 2층에 자리잡고 있다. 대체로 사람이 많지 않아서 전시를 관람하는데 있어 쾌적한 곳이기도 하다.


전시장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큐레이터로 보이는 분께서 전시 소개와 함께 개요를 짤막하게 설명해주셨다. 그에 따르면 이탈리아 외교협력부가 자국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고자, 이탈리아 각 지방의 모자이크 작품들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전시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 설명을 듣는 순간 살짝 실망을 했다. 미디어 전시였기 때문이었다. 평소 미디어 전시보다는 원화를 직접 보는 전시를 선호하는 편이라서 나는 모자이크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줄 알고 잔뜩 기대를 가지고 찾아간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시 기획이나 공간 디자인 등이 좋아서, 미디어 전시라서 들었던 아쉬웠던 마음이 조금은 없어졌다. 이탈리아에서의 좋지 않았던 기억 때문에 언제 쯤 다시 이탈리아를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다양하게 구성된 모자이크 작품 영상들을 보고 났더니, 직접 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전시장이 작은 편이라서, 곳곳을 둘러봐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덕분에 점심시간에 잠시 짬을 내는 것만으로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다음에 구미가 당기는 전시가 있으면 다시 한 번 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무실로 돌아왔다.




- KF갤러리

서울 중구 을지로5길 26 미래에셋센터원빌딩 서관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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