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의 그림을 실제로 본다면?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 미술관(Munchmuseet)>

by 미니고래

노르웨이를 여행하기로 정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다름아닌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였다. 불안, 고독, 죽음, 사랑 같은 인간의 근원적이면서도 보편적인 감정을 강렬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유명한 뭉크는, 한국에서는 특히 1893년에 그린 <절규(The Scream)>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노르웨이 출신의 화가이다. 그는 1863년 노르웨이 로이텐에서 태어나 오슬로에서 성장했는데, 아마도 한국인에게는 가장 유명한 노르웨이 사람일 것 같기도 하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화가인 만큼 오슬로에는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뭉크 미술관(Munchmuseet)'이 따로 있다. 이곳은 뭉크의 작품뿐만 아니라 19~20세기 사이에 걸친 그의 생애까지도 폭넓게 보여준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작가 컬렉션을 소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63년에 개관한 후 2021년에 지금의 위치로 이전해서, 확장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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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슬로에 왔으니, 여기에 있는 동안 다른 곳은 몰라도 '뭉크 미술관'에는 꼭 가보고 싶었다. 미술관은 오슬로 중앙역에서 도보 10분 정도 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오페라하우스와 붙어 있어서 여행자로서는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2026년 3월 기준 입장료는 220 크로네로, 우리 돈으로는 약 3만 3천 원 정도이다.(역시 북유럽 물가!) 다만 매주 수요일 저녁 6시부터 9시까지는 무료입장이 가능(7~8월 제외)하다고 한다. 우리는 일정이 맞지 않아서 티켓을 끊고 들어갔다.


일단 놀라웠던 것은 단일 작가의 미술관이라고 하기엔 정말이지 어마어마하게 큰 규모라는 점이다. 우리는 전시장이 있는 2층에서부터 한 층씩 위로 올라가면서 전시를 관람했는데, 가장 유명한 <절규>는 4층 컬렉션 갤러리 전시 공간에서 볼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일정 시간마다 여러 가지 버전의 <절규>를 번갈아가면서 전시한다는 점이었다. 뭉크는 회화, 드로잉, 판화 등 여러 버전으로 <절규>를 제작했는데, '뭉크 미술관'에서는 작품의 훼손을 막기 위해 한 점씩 번갈아 공개한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1시간에 1점씩 번갈아 공개하고 있었다. 덕분에 오랜 시간을 머물며 여러 차례 되돌아가야만 하므로, 만약 모두 보고 싶다면 시간대를 잘 맞춰서 관람 동선과 일정을 짤 필요가 있다. 우린 그래도 시간을 잘 맞춰가서 1893년 크레용으로 그린 버전과 1895년 제작된 석판화 버전의 <절규>를 볼 수 있었는데, 책이나 웹 등에서나 보던 그림을 실제로 눈 앞에서 보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한참을 그 자리에서 보다가 겨우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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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 미술관'에서는 <절규> 이외에도 <마돈나>를 비롯한 뭉크의 다양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2층 : 뭉크의 초기 작품, 3층 : <생의 프리즈>(뭉크의 연작 프로젝트), 4층 : <절규> & 상설 컬렉션, 5층이상 : 현대적 미디어 & 이벤트 공간) 뭉크만의 화풍이 담긴 그림들을 보고 있자니, '역시 작가는 자기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갖는 것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뭉크의 그림에 정신이 팔려 넓은 미술관을 누비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 일몰 시각이 다가오고 있었다. 여름이라 해가 일찍 지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아쉽지만 <절규>의 마지막 버전은 다음에 보기로 하고 미술관을 나왔다.


뭉크 미술관에서 바라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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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오페라하우스 지붕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궁금해져서 우리도 지붕 위로 올라가 보니, 사람들은 일몰을 보기 위해 거기 모여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굉장히 유명한 일몰 명소였다.) 사람들 틈에 끼어 해가 저물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 풍경이 정말 멋있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방금 봤던 뭉크의 <절규>가 떠올랐다. 어쩌면 그는 이 오슬로의 일몰을 보며 <절규>를 작업한 게 아닐까? 하고 제멋대로 생각을 했다. (나중에 찾아본 바로는 그림의 배경은 오슬로 동쪽에 위치한 에케베르그 언덕의 산책로의 일몰이라고 한다.) 같은 장소는 아니지만 뭉크가 봤던 일몰을 나도 볼 수 있어서 지금 생각해도 즐거웠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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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뭉크 미술관(Munchmuseet)

Edvard Munchs Plass 1, 0194 Oslo, 노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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