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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 Aug 09. 2020

한국 미술의 Deep Cut을 소개합니다

시리즈를 기록하며

나는 신문사에서 일하는 미술 기자다.

이 타이틀 속에는 몇 가지 모순된 점들이 있고, 그 모순이 만들어내는 고민에서 이 시리즈를 기록하기로 했다.


첫 번째는 '신문사'라는 조직이다.

신문을 읽는 사람이 신기할 정도인 시대에 나는 여전히 신문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중에도 매일 종이에 내가 쓴 글과 사진이 인쇄되어 여기 저기로 배달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나는 누구를 위해 글을 써야 하는가에 대해 여전히 늘 고민하고 있다.


두 번째는 '미술'이라는 내가 글쓰는 분야다.

신문을 보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정치, 사회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다음은 경제. 그리고 마지막이 아마 문화? 거기서도 미술은 아주 소수의 사람만 관심을 갖는다. 최근 미술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지만 글쎄, 잘 체감은 되지 않는다. 여기서 나는 다시 누구를 위해 글을 쓰는가를 고민하다.


세 번째는 '기자'라는 직업이다.

플랫폼이 한정적이었던 시절엔 글을 쓸 권한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특권이었다. 기자가 보고 듣는 것 자체가 새롭고 중요한 소식이었을 거라 가늠된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온라인에서 손쉽게 정보를 얻고, 기사를 조금만 잘못 써도 금방 지적을 받는다. 여기서 나는 어떤 글을 써야할까. 또 고민이 생긴다.


이 세 가지 고민을 안고 생각을 했고, 이 고민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한 가지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모두가 유튜브를 이야기하고 글의 종말을 예견한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여전히 진정성을, 삶과 연결된 무언가를, 마음에 와닿는 긴 이야기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나는 믿기로 했다.


미술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핫한 전시와 유명한 작가 그 다음에 대해서는 좀처럼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그 다음을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과 나는 연결되고 싶다.


그래서 지면에만 공들여 쓰고 있는 '한국 미술의 딥컷' 시리즈를 기록용으로 브런치에 올려 두기로 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림을 고르고, 작품의 의미를 고민하는 과정은 모르고 이 지면이 쉽게 만들어질거라고 생각도 한다. 좀 억울하지만 ㅎㅎ. 정말 많은 자료와 작품을 보고 그 안에서 씨름하면서 만든 기사들이기에,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누군가가 와서 읽어주고 의견을 내어준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한국 미술의 딥컷'은 한국 미술의 숨은 보석을 소개하는 시리즈다. 신문에서 나는 이 코너를 소개하는 글을 아래와 같이 적었다.


"딥 컷(Deep Cut). 대중음악에서 이 말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마니아들이 인정하는 명곡, ‘숨은 보석’을 가리킨다. 한국 미술에도 당당히 세계에 내놓을 만한 ‘딥 컷’이 있다. 다만 한국 미술시장에서 아기자기하고 예쁜 그림의 수요가 많고 관객과 만날 기회가 제한되면서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 미술의 ‘숨은 보석’을 심층적으로 소개한다."


한 달에 한 번 만들어지는 이 시리즈를 지금부터 브런치에도 소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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