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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드먼드 마운틴 Jul 10. 2018

예의가 깊을수록 오래간다

편하게 생각하는 순간에 예의를 잃지 말자

처음 보는 어린 아이에게 무조건 반말하는 어른이 있다.


처음 만난 자녀의 친구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상대가 어리니까, 그 이유만으로 말을 편하게 놓을 수 있다.

 

하지만 처음 보는 나이 어린 아이에게 반말 안하는 어른이 있다. 5살짜리 아이에게, “엄마 어디 있어? 밥 먹었어? 얘야, 여기서 그런 행동하면 안 돼.” 이렇게 말 못하는 어른이 있다. 그 아이도 인격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어른은 고등학생, 대학생 자녀의 친구들에게도 반말 안한다. “말 놓으세요 어머니.” 하는데도 말을 안 놓는다. 친구들은 “다른 어른들은 반말 하는데, 어머니만 우리를 존대해준다.”고 말한다.     

인간관계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말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는 반말 하는 순간부터 사람이 쉬워진다. 쉽게 보이거나, 함부로 대한다. 나도 모르게 그런 상황이 되어 버릴 수 있다.

물론 어떤 사람은 안 그럴 수 있다. 말을 놓는 순간부터 쉽게 대해지고 가볍게 여겨질 수 있으니 조심하자는 얘기다.


사회에서 처음 만났을 때, “내가 형(또는 언니)이니까 이제부터 말 놓는다.” 이런 태도 안 좋다. 처음 만나서 아무 말이나 툭 던져 버리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 말은 마음을 담는다. 그 사람의 마음속에 막 대하는 근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처음 만났을 때, 나이 어린 사람들이 “형님(언니), 말 놓으세요,” 해도, 존댓말 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사람이 있다.


언젠가 텔레비전 프로그램 <1박2일>에 남자 연예인 6명이 출연했다. 진행자 6명과 출연진 6명이 강원도로 가는 차 안에서 이런 대화가 있었다. 이승기씨를 비롯해서 동생들이, 출연한 연예인들에게 말을 놓으라고 한다.

이때 안길강씨가 이렇게 얘기 한다.


“존댓말 하는 게 더 편해요. 나는.”


개인적으로 안길강씨의 그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물론 나이 어린 동생들이 처음에는 불편할 수 있지만, 그런 불편은 잠시다. 동생들도 그런 상대를 마음으로는 존중하게 되어 있다. 말을 놓고 싶은 상대일지라도 말을 놓을 수 있는 엄격한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관계는 크게 세 가지 대상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간다. 내 안의 나와의 관계이다. 그 다음이 가족이다. 나머지 하나는 집밖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다. 이 관계에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게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갈등이다. 직업, 종교 등과 같은 문제로 겪는 내면의 갈등이 있고, 나머지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외적 갈등이다. 내면의 갈등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간관계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숱한 갈등을 안고 우리는 살아간다. 가족도, 친한 친구도, 사랑하는 사람도, 직장동료하고도 갈등을 막지 못해 헤어지거나 원한을 갖기도 한다.


이러한 인간관계에서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예의다.


예의를 벗어던질수록 갈등은 커지고, 예의가 지켜질수록 관계는 회복되거나 돈독해진다. 비유하면 갈등이라는 말에 예의라는 인간이 올라타서 방향을 잘 통제하지 않으면 인간관계는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은 대부분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서 발생한다.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인성이, 불편한 상황에서 여지없이 드러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 상사가 부하 직원의 실수나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고 하자. 이 상사가 평소에는 직원들에게 나름대로 친절하다.     


하지만 일에 들어가면 달라진다. 일만 가지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질책하면서 초점이 빗나가기 시작한다. 일의 잘잘못만 따지면 되는데, 머리가 나쁘다거나, 학벌이 안 좋으니, 그러니 승진이 늦지, 월급 값은 해야지 등 업무와 관계없는 말들을 쏟아낸다. 인신을 공격하는 말까지 따라 붙는다.     


그러면서 부하직원은 상사와의 갈등이 점점 깊어간다. 상사의 입에서 욕까지 나오거나, 책상을 내려치거나, 서류를 던지기까지 하면 그때는 더 이상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감정적으로 큰 상처를 입게 된다. 만일 이것이 여러 번 반복되면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만다.

출근하기가 싫어지고, 암에 걸릴 것만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결국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과 몸이 상하게 되고, 견딜 수 없으면 사표를 쓰게 된다. 그 한사람 때문에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가만두게 된다.      

이건 부부간에도 친구사이에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무시하거나 깔보는 말을 하게 되면 그것이 싸움이 되고, 때로는 위해와 보복을 가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서로 간에 최소한에 지켜야할 예의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본적인 예의만 저버리지 않으면 파국은 막을 수 있다. 더 큰 불행은 막을 수 있다. 이것은 자신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행복만을 추구한다. 하지만 불행을 막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기본적인 예의를 놓아 버리지 말자. 이것은 나와 친하던 친하지 않던,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한다. 예의는 사람관계를 지속하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관건이다.

예의는 시간이 지나 어떤 이유로 다시 만나게 될 때,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끈이 될 수 있다. 사업상 만남이었든, 직장에서 동료였든, 연인관계였든 말이다. 의미 있고 소중한 관계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면 예의를 지켜야 한다.   

  

지금 당장 사업상 거래는 안 되었지만 예의를 다했다면 나중에 다시 기회가 올 수 있다. 같은 부서의 성격 까칠한 동료보다 예의바른 타부서 동료가 인연이 오래 갈 수 있다.

남녀 간에 사랑이 끝나 이별할 때도 예의가 있다. 이 예의가 지켜지지 않으면 평생 보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기억된다. 

사람을 처음 만나고, 마지막 헤어짐의 순간까지도 예의를 놓지 말아야 한다. 말과 행동 표현에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인간관계가 갈등 때문에만 금이 간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기억해야할 것이 있다. 상대를 편하게 생각하는 순간부터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이것을 자주 망각한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예의를 차려야 한다.

여기에 가족도 예외는 아니다. 가깝다고 편하게 대하는 그 순간에 예의를 놓기 시작하면 관계에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사회생활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가까워지고, 그러다보면 상대가 편해지는 시기가 반드시 온다. 한 공간에 오래 같이 있을수록, 자주 만날수록 그 시기는 더 빨리 온다.

때로 몇 번 안 만났는데, 오래전에 알았던 사람처럼 편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다. 이때부터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이 사람하고의 관계가 편해졌다.’라고 생각되는 그 순간부터 더욱 예의를 잃지 말아야 한다.      


물론 너무 과도한 예의를 차려서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예의를 말하는 게 아니다. 과한 예의가 아니라 예의를 잃지 말자는 얘기다. 특히 갈등의 순간에, 편하다고 느끼는 시기에, 기본적인 예의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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