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수컷들의 권력구애 이야기

by 작은세상

#하늘아래두개의태양은없다

김규평(이병헌 역)은 선한 사람이 아니다. '각하'를 위해서 음지에서 궂은일을 하는 저승사자다.

담배피며 고뇌하는 각하옆에는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 역)이 조언자로 붙어있고, 김규평 옆에는 중앙정보부장이었던 박용각(곽도원 역)이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경고를 하고 있다.

김규평은 굳은 표정의 얼굴을 하고 있고.


#영화포스터대사에드러난캐릭터

김규평 "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 신중하게 명령하는 상급자의 의중을 신중하게 파악하는 스타일.

박통 "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 임자 하고 싶은대로 해" => 무한 신뢰를 보내는 스타일

박용각 "각하는 2인자는 안 살려놔. 태양은 하나니까" => 무한 신뢰속에 숨은 두려움

곽상천 "각하가 국가야. 국가 지키는 게 내 일이고" => 나는 쉐퍼드처럼 주인에게 복종하는 충견


#낙동강오리알신세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을 나타내는 포스터는 삽교천 방문 시 왕따신세가 되는 장면이다. 박통에게 충언한 후 눈 밖에 난 그가 경호실장 곽상천에게 밀려 헬기에 동승하지 못한 장면인데 불만과 당황함의 표정이 얼굴에 드러난다.

#고집쎄보이는VIP

대한민국 대통령. 포마드형태로 정갈한 헤어스타일. 굳게 다문 입술과 손에 들고 있는 담배. 작은 체구지만 다부진 몸매. 명실상부 1인자의 권력을 소유하고 있지만 고민많은 얼굴.

#내부고발자

증인선서를 하고 있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굳게 다문 입술에 담긴 굳은 결의가 느껴진다. 회고록 발간으로 인해 '남산의 부장들' 의 초반 사건 흐름을 주도한다.


#난한사람에게만충성해

올백스타일의 불만 가득한 눈빛을 보여주는 경호실장 곽상천. 각하밖에 모르는 바보. 중앙정보부장과 상극관계로 각하의 사랑을 영화 내내 갈구한다. 각하의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처지에 오른 후부터 그의 폭주는 멈출줄 모른다.


#한국이나한테해준게뭐있다고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의 그림자 로비스트 데보라 심. 미국에서 로비스트로 인정받기까지 각종 차별을 받았지만 고국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인물. 남산의 부장들에서 사건을 일으키는 주요 역할을 맡았다. 포스터는 한미동맹 관련 만찬의 한 장면을 담았다. 이 만찬에서 중앙정보부에서 경호실로 권력의 무게가 이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난속내를드러내지않아

불투명한 선글라스 뒤에 숨겨진 눈빛. 한때 권력 2순위였던 그는 박통의 권력욕을 확인한 후 이젠 그의 퇴진을 미국과 함께 추진중이다. 인물포스터에 나온 카피가 그의 성격을 잘 드러냈다.


#고집속에번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은 신중한 성격을 여러장면에서 드러낸다. 부마항쟁이 발생했을때 문제 해결에 대한 접근법도, 김영상총재의 미국언론과의 인터뷰시에도 그의 머릿속은 그 다음 벌어질 일에 대해 계산이 된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늘도 묻는다.


"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누가우리주군을욕해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은 각하만 바라보고 사는 바보다. 그의 머릿속은 어떻게 하면 각하에게 사랑받을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있다. 그렇기에 각하의 의견에 반대하거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존재들은 없어져야 할 대상이라는 흑백 이분법의 논리를 가지고 있다. 포스터에도 그의 성격이 잘 드러나있다.



#해외포스터

중앙정보부는 KCIA로 표현한다. CIA 업무와 유사한 감청을 잘 드러낸 포스터 시안과 2개의 탄착이 표시된 포스터. 해외포스터에는 개별 인물의 메시지보다는 하나의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영화 제목도 '남산의 부장 들' 대신에 'THE MAN STANDING NEXT (2인자)' 를 사용하고 있다.


"WHY HE PULLED THE TRIGGER (왜 그는 방아쇠를 당겼는가)"



#흑백일때세상은아름답다

박통과 경호실장 곽상천의 대화에서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삼성전자에서 컬러TV를 만들어냈는데 보급을 확대해야할지 묻는 장면. 그때 박통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난 흑백이 어울리는 사람이지?


흑백TV는 배경대신 인물에 초점을 맞추는데 요긴하다. 정부에서 선전용으로 만든 대한뉴스를 극장 영화 상영전에 틀었던 이유이기도 하고.


흑백시대가 저물고 컬러시대가 도래하는 직전 10.26 사건이 터졌다.

박통의 장례를 흑백TV로 본 세대였던 나에게 이 영화는 수컷들의 권력투쟁기로 다가왔다.

권력을 쟁취한 수컷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지금까진 그런것 같다. 그래서 이 영화가 씁쓸하다.




이병헌 연기 보러갔다가 이성민 입덕한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더라.

귀 분장부터 다부진 체격, 말투, 눈빛 모두 박통의 아우라가 살아있었다.


어릴적 경호실장 곽상천 (실제인물 차지철) 역할은 영화배우 이대근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나서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다. 이 역할을 위해 100kg까지 몸무게를 늘렸다는 배우 이희준의 연기도 인상깊었다.


로비스트로 나오는 데보라 심 역할을 맡은 배우 김소진님의 연기가 기억에 남았는데 데보라 심이 없었다면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의 존재가 심심할뻔 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에 대한 내 평점은 별 4개 (유사한 영화인 그때 그 사람들은 별 4.5개 / 5점만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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