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series ep 4.

상대를 미워하려는 노력

by Minimi

엊그제 한통의 연락을 받았다.

의견서/소견서를 작성해달라는 것인데, 이런 난감함이 있다.

이해관계가 양쪽으로 연결되어있고, 관련자들이 같은 공간에 존재하고 양쪽에서 써달라는 건데, 그 경우는 사실 윗선에서 정리를 해줘야하는데 민원의 논란에서 피하기가 쉽지 않으니 알아서 해 라는 경우들로 퉁 쳐진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보니, 사건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가 날 인정해주지 않았다는 마음, 상대만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아서 내 인간관계가 망쳐지는 것 같은 마음, 상대의 인싸력이 나를 기죽게 만드는 마음. 그게 미워서 그게 불편해서 상대를 통해 나의 나약함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내가 상대를 통해 나를 본다는 것은 굉장히 외로운 것이다.

고독과 외로움은 이런 차이가 있다.

고독은 자발적인, 외로움은 타인에 의한 것을 말한다고 한다.

그러니 나의 중심점을 나를 위한 것이 아닌 타인을 위한 시점에서 자꾸만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는 것이 내 탓이 아닌 상대의 탓 같으니 자꾸만 상대를 일부로 미워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인간관계의 꼬임은 내가 만든게 아닐 수도 있고, 상황이 만든 걸 수도 있다.

내가 너무 괴롭고 불편하다면 어쩌면 그 상황에서 살짝 벗어나 조금 기다릴 필요가 있다.

티를 우려내는 시간을 기다리듯, 우려나려고 기다리려면 조금 기다려야하고

너무 차가운 잔에 따뜻한 물을 넣고 티백을 우리면 생각보다 맛이 없다.

그런 맛에 익숙하다가도 똑같은 티백인데 왜 맛이 다르지? 라고 생각해보면, 찻잔을 데우거나 티를 우리는 온도를 맞추거나, 티를 우리는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거나.

그렇다는 건 누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도와 꼼꼼한 설명서를 읽어보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취향이라는 것이 있으므로 그 취향을 존중하는 마인드도 장착해야 한다.

고독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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