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금요일 새벽 두 시,
컴컴한 거실에 스마트폰 불빛만 빛난다.
약속할 때 도장 찍는 엄지로
네모난 스크린을 두드리며 묻는다.
지난날 내 마음속을 관통하는 단어가 뭘까?
외로움.
그렇게 꺼내 본 감정의 먼지를 털어보니,
미안함, 망설임, 그리고 작은 용기가 고개를 든다.
감정을 꺼내다 막힐 때면, 산책로를 걸었다.
또각또각 발바닥에 리듬이 생기면
잊고 있던 장면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동경했던 친구들, 엄마와의 통화,
아내를 처음 본 날…
걷는 동안, 지나온 발자국들은
내 시간을 나타낸다.
그리고 멈춰 섰다.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바라본다.
어린 날의 상처, 회사에서의 실패
‘민 과장’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 둔 욕심까지
마주하니, ‘나’라는 사람을 이해한다.
수많은 ’나‘에게 팔을 벌렸다.
부끄러움과 후회를, 실패와 행복을 구분 없이
품에 끌어안았다.
안아주며 나는 내 편이 됐다.
이 책은 그 과정을 기록한 감정 해체 보고서다.
영웅적인 사건도, 화려한 드라마도 없다.
다만, 한 평범한 사람이
감정을 해체하고, 다시 설계해
결국 자신을 껴안기까지의 호흡을 담았다.
오늘 마음 한편이 무겁다면
이 화면에 엄지를 올려 천천히 내려봐라.
우리, 함께 꺼내고, 걷고, 마주하고,
안아줄 시간이 준비되어 있으니까.
깊게 숨을 들이쉬고
자 당신은 어떤 단어부터 꺼낼 생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