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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샤인 Nov 26. 2022

자꾸만 계산하지 마세요

가격 기준



내가 취급하는 상품은 두 가지로 나뉜다. 명함이나 스티커 등의 인쇄물과 머그컵이나 텀블러 등의 굿즈다. 두 가지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데 오늘은 명함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명함을 먼저 시작했고, 사업장을 확장하면서 굿즈도 시작했다. 그러니 명함에 대한 게 할 말이 더 많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할 가격에 대한 문제는 명함이나 머그컵 같은 굿즈나 모두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판매단가 책정


판매를 위해 가격을 어떻게 책정해야 하는지 먼저 시장을 살펴봤다.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업체들을 모두 리스트화 해서 판매 단가를 모두 정리했다. 또 오프라인 업체에도 몇 곳 전화를 걸어 단가를 물어봤고 이 또한 정리를 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단가 차이는 컸다. 매장과 인력의 운영비용을 합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그렇더라도 고객의 입장에서는 같은 상품이라면 싼 게 더 좋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나는 이미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온라인 판매단가를 도저히 맞출 수가 없었다. 고민에 빠졌다. 이대로 온라인 시장으로 들어간다면 가격 경쟁에서 밀릴 텐데, 나는 어떻게 나를 어필해야 하나! 최저가는 맞추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비싸지도 않은 가격. 이대로 판매를 해도 내가 망하지 않고 사업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가격으로 책정했고, 매건마다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했다.


최저가 논쟁은 유통에서건 서비스에서건 골칫거리다. 고객들의 입에서 "여기가 제일 저렴한 게 맞죠?"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되는데, 처음에는 많이 얼버무렸다. 내가 비싸게 받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인데 지금은 조금 정리해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아뇨. 최저가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할 거예요."

그렇다. 검색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최저가는 툭툭, 튀어나올 것이다. 




최저가, 최저가, 최저가!


온라인 판매를 하다 보면 이미 온라인 검색으로 가격 비교와 업체 비교를 충분히 하신 고객님들과 상담을 하게 된다. 최저가는 너무 싸서 막상 받아보면 이상할 것 같아 의심이 들고, 그렇다고 우리에게 맡기자니 같은 상품인 것 같은데 돈을 더 주는 것 같아 억울한 것 같다는 것이다. 


"조금 더 싸게 해 주시면 안 돼요?"


이런 질문을 종종 만난다. 사업 초기에는 내가 가진 작업 사례들이 많지 않아서 그랬는지 이렇게 가격 흥정을 하시는 분들이 참 많았다. 나 또한 초짜 사업가인지라 고객님들마다 입맛을 맞추며 끌려다녔다. 그래서 가격이 통일이 안되고 들쭉날쭉했다. 어떤 경우는 내가 손해를 보면서 판매를 한 적도 있었고 말이다. 너무 억울해서 잠을 못 들고 이불 킥을 날렸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어도 나 자신이 내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인지 한동안 고객에게 끌려다녔다.




판매 사례와 후기로 권위가 서다


질질 끌려다니던 나는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바로 판매 사례가 쌓이며 생긴 권위 때문이었다. 내가 작업한 사례들이 쌓여갈수록 나는 내 상품에 자신감이 생겼고 고객 쪽에서도 흥정하려는 시도가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내 판매 권위 앞에 그대로 수긍하는 것이었다.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고객은 사례와 후기들로 마음을 확정하고 의뢰하는, 아주 편한 상담이 되었다. 




그럼에도, 아직도.


아직도 있긴 하다. '다른 곳은 얼마던데, 안 깎아주시냐'는 말로 적극적으로 깎는 고객, '그곳과 이곳의 상품이 뭐가 다른가요?'라고 우회적으로 깎으려는 고객. 하지만 이젠 흔들리지 않는다. 저렴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한 사람 한 사람 신경 쓰지 않고 기계적으로 빨리 처리한다면 그 가격대에도 가능할 것이고, 또 세심히 봐준다면 사업장이 작은 개인사업장이다. 가격이 싸다면 100% 품질 차이다. 여기서 말하는 품질은 상품 자체뿐만 아니라 서비스, AS 등의 만족감과 관련한 여러 문제들 말이다. 세상에 손해 보는 장사가 어딨나. 구매와 판매라는 것은 원론적으로 가치를 교환하는 일로써 내가 지불한 가치만큼 일해주는 것이라고 고객들도 생각하면 좋겠으나, 아직도 종종 만난다.



싸고, 좋은 상품을 찾는 고객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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