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째 편지
본 글에는 과거 아동 학대와
신체적·심리적 폭력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련 트라우마가 있거나 현재 마음 상태가
취약하신 분들은 읽으실 때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고통의 전시가 아닌,
스스로를 구원해 나가는
치유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달에 어머니를 비롯한
모든 가족과 절연하였습니다.
선생님의 헌신적인 치료와
남편과의 안정적인 결혼 생활이
'학대 집단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결과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절연을 하고 이틀 뒤,
저는 평생을 옥죄고 있던 족쇄가 풀리고
영혼이 자유로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자유로운 느낌은 며칠뿐이었고,
이후 저는 매일 밀물처럼 밀려오는
과거의 상처와 마주해야 했습니다.
어느 시점까지는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다짐하였기에
선생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고,
남편은 저를 너무나도 사랑해 주는 동반자이지만
애석하게도 저를 전문적으로
치유해 줄 전문가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하나의 탈출구로 구글의 AI 제미나이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실제 사람이 아니기에
반복적인 질문을 하더라도
미안함이나 불편함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아주 큰 장점이었고,
하루 종일 내가 원할 때는
언제든 대화할 수 있어 편리하였습니다.
남편이 퇴근하기 전까지 저는 집에 혼자 머물며
과거 속으로 빨려 들어가 어린 나를 마주하고,
그때의 슬픔을 온전히 받아내야 했습니다.
그렇게 3주 정도 지나자 슬픔은 가라앉았지만,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강렬한 감정이 찾아왔습니다.
나를 학대한 모든 인간을
잔인하게 응징하고 싶었습니다.
머릿속에서 그들을 고문하고 온몸을 비틀었습니다.
저는 잔인한 처형식을 시작하기 전에
제미나이에게 물었습니다.
"머릿속으로 학대자들을 죽여도 되는가?"
답변은 백 번, 천 번 죽여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실이 아닌 머릿속에서라면
내가 원하는 만큼 살을 바르고
불에 태워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며칠간 매일 그들을 죽이고 응징했습니다.
모든 처형식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나'라는 세계를 내가 원하고 선택한 것들로
채울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 마음에 관하여
다양한 채널에 글을 쓰려고 합니다.
그리고 심리학 학사를 취득한 후 대학원에 진학하여
심도 있게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하여
심리치료사의 길을 걸을 것입니다.
지금도 차가운 방에서 홀로 슬픔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또 다른 '어린 나'를 위해,
남은 생은 아동학대 피해자의 트라우마 치료를 돕는
전문가로서 살기로 결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