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다양한 갈색류도 좋긴 하지만 겨울의 회갈색 분위기에서 문을 열고 온실 안으로 들어가니 초록색이 눈에 팍 하고 박혔다. 겨울 가운데서 보는 초록은 더 예뻐 보였다. 색도 색이지만 공기의 습도가 좋았다. 따듯한 실내와 차가운 밖이 만나는 유리창에 결로현상이 생기듯 온실에 들어가자 내가 그 안에 있는 것들 중에 가장 차갑고 건조한 걸 알았는지 습기들이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요즘 너무 건조해서 피부가 푸석하게 갈라지고 있어서 습도가 좋게 느껴졌다. 이번 겨울을 나며 습도가 건강에 중요함을 느꼈다. 아토피가 올라오고 코에서 피딱지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니체는 최적의 컨디션을 만드는 환경을 찾기 위해 온도계와 습도계를 챙겨 다녔다던데 나도 나에게 맞는 습도를 위해 뭔가 챙겨봐야겠다.
춥지 않은 날이라 온실에서 나와 밖에서 그림을 그렸다. 성미님이 커피를 갈아서 드립 커피 팩에 넣어서 싸오셨다. 심지어 법랑 머그컵과 보온병에 뜨거운 물까지 싸오셨다. 덕분에 캠핑 기분을 내며 그림 그렸다. 좋은 사람들이랑 함께한 하루... 외출하고 사람을 만났는데도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축나는 만큼 어딘가에서 받았겠지. 그림이든 식물이든 사람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