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대표 사임

내 그릇은 그리 크지 않다는 걸 깨닫았을 때

by 미니염

작년 9월 멋도 모르고 법인 대표직에 수락을 해서 법인을 만들고 서류상 법인 대표가 되었다.

이 모든 것이 모르기에 용감한 면도 있었고 한편으론 회피이기도 했다.

나는 내 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법인 대표가 되고 싶단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기에 이 생각들이 아이러니할 수도 있다.

13년 정도를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주어진 일만 하는 시간들을 보내왔었고 일에 있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에 다해 책임을 다해 임했기에 그리고 옆에서 보고 배울 분이 있기에 대표를 어쩌면 쉽게 생각 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도 했고 실질적으로 이런 경험들이 훗날 진짜 내 거가 하고 싶을 때 시행착오를 줄 일 수 있겠다 싶었고 진짜 중요한 이유는 다시 회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물론 내가 사업을 해 보고 싶어서 열정적으로 법인에 대해 공부하고 이것저것 알아보지 않고 도와줄 사람이 있기에 그리고 처음이니깐 부딪혀 보면서 배우면 되지란 생각이 얼마나 철이 없던 생각이었던 건지를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동안 해 왔던 분야가 아니기도 했고 실질적인 영업이나 계약 등 중요 실무자는 내가 아니었기에 일일이 간섭이라고 하긴 뭐 하지만 바지사장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본격 사업을 시작하기 전이고 단지 법인만 세웠을 뿐이었는데 대표의 책임의 크기와 앞으로 이걸 잘 끌어 갈 수 있을지 불안함에 잠들지 못한 날들이 많아졌고 내가 알지 못한 분야인데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들은 많지만 온전히 책임은 내 거 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뭔가 천천히 이뤄가는 게 아니라 본격 일이 시작하게 되면 규모나 비용 등인 내가 그동안 살면서 근접하게도 겪어 볼 수 없는 스케일이었기에 여기서 나는 또 나에 대해 알게 되는 점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잘 되는 상황 보다 최악의 상황을 먼저 생각해 둔다는 거다.

그래야 일을 하다가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 됐을 때 조금 안심을 한다는 거였다. 생각했던 거보다 괜찮네라고..

이런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 두지 않은 상태에서 변수가 발생하게 되면 난 붕떠서 갈피를 잘 잡지 못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책임감이 강하다는 거다.

내 이름 앞으로 또는 내가 책임자가 된 순간부터 문제가 발생되는 걸 용납하지 못한다. 완벽해야 하고 뭔가 일이 틀어지면 엄청난 자책과 함께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이 어딨어 부딪히면서 배우는 거지 그러니 너무 생각 말고 실행을 하라고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런 그릇이 못된다.

1월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면서 한번 더 법인 대표라는 자리에 나라는 사람은 맞지 않다. 내가 어떤 것들을 대표하는 사람이 되기에는 난 그릇이 너무 작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3월 법인세 신고까지만 하고 대표를 사임하겠다고 의사를 전달했는데 여러 가지 상황으로 봤을 때 법인세 신고 전 대표를 변경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하게 대표자를 변경하는 절차를 밝았다.

5개월 동안 법인 설립부터 관리 및 대표자 변경까지 휘리릭 대표에서 사임까지 이루어지고 이제 난 다시 원점이다.

짧은 시간이라면 짧은 시간일 수 있겠지만 시간 속에서 온통 처음 해 보는 것들 투성이 속에서 어리바리하면서도 배우고 익히는 것들이 중요한 배움의 나날들이었고 또 한 번 책임이라는 막중한 무게의 크기도 알게 되었고 이 경험을 잘 간직해 두었다가 나중에 내가 진짜 준비가 되었을 때 이 경험들을 베이스로 나만의 것을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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