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의매력 May 21. 2020

멋모르고 떠난 유럽 여행기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 걸까,

23살, 봄이었다.

누군가는 부러워했으며, 누군가는 걱정했다.


그리고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생각해보면 나의 유럽여행은 휴학과 함께 시작되었다. 대학교를 다닌 지 3년째가 되던 3학년 1학기였고, 1, 2학년을 나름 열심히(?) 살아온 나로서는 졸업 전 꼭 한 번은 휴학을 하고 여행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대학생에게 휴학이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환상이니까.


그렇게 일단 휴학을 했다. 그리고 유럽여행에 필요한 경비를 모으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했다.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오전에는 카페, 오후에는 학원 아르바이트를 했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는 자격증 공부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하고 살았나 싶다. 휴학 기간을 온전히 쉬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적어도, 내 주변엔 없었다.


파리-프라하로 넘어가던, 그 유명한 비엣젯 항공기 안에서

틈틈이 항공권, 숙박할 곳도 알아봤다. 여행루트도 짰다.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서, 추리기가 힘들 정도였다. ‘한 달 동안 유럽을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이 생각은 유효하다.


그렇게 32박 33일간의 유럽여행이 다가오고 있었다. 내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다. 나는 그 흔한 제주도도 다녀오지 않은 상태였다. 신기하게도 무섭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여행 날짜가 다가올수록 설레기만 했다.


유럽여행을 다녀온 지 약 4년이 지난 지금, 그때 느꼈던 생생함은 없고 나에겐 추억만 남아있다. 언제 다시 유럽을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기억 속을 들여다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