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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재 Apr 09. 2018

상념1

2018.04.09

1. 글 쓰는 일이 좋아 결국 글 쓰는 사람이 되었지만 막상 일이 되고 나니 소소한 내 글을 쓰는 시간이 줄어간다. 하루키 소설은 싫어해도 그의 잡문집은 꽤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 이를 본따 브런치에 콘셉트 없는 산문을 써보려고 한다. 갈 곳 없는 문장들이 모일 것 같다.


2. 소셜 미디어는 편하게 쓰기 좋지만 휘발성이 강해 기록의 의미가 없다. 네이버 블로그는 모바일로 쓰기가 쉽지 않다. 어차피 가장 프라이빗한 이야기는 일기에 쓸테고. 여기에는 적당히 사적이면서 누군가 봐주길 바라는 속마음이 쌓일 것이다. 잘 쓰려는 욕심 같은 것 없이 그냥 솔직한 마음 속 이야기들이.


3. (물론 일이 끊어지면 절대 안되겠지만) 일이 끊어지지 않고 꾸준히 생겨 행복하고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하다. 잘 할 수 있을까, 능력에 비해 운이 좋아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금방이라도 밑천이 드러나 손가락질 당하며 쫓겨날지도 몰라, 그런 생각들. 그러한 일이 없도록 공부하고 노력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4. 해야할 일이 없는 상태로 쉬고 싶은 날들이 있다. 특히 요즘이 그런데, 봄이 되어 매일이 나른하고 무기력하다. 꽃을 보는 것도 싱겁고 커피 맛도 밍밍한 기분.(그런데 술은 매일 마시고 싶다.)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며칠이고 보고 싶기도 하고(아카데미 레이스의 영화들을 거의 챙기지 못했다), 지금이 아니면 제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없는 제철 음식들을 먹으러 떠나고 싶기도 하다. 봄이니까 도다리, 주꾸미, 꽃게 이런 것들.


5.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삶을 살려고 한다. 다들 행복해 보이고 늘 기분 좋아 보이지만 그들도 나름의 고민과 고통이 있겠지.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보면 어쩜 그렇게들 잘 쓰고 재미있는지, 내 글은 너무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기분이 든다. 쓰고 있는 글도 부끄러워 슬그머니 덮고 유튜브 따위를 켜게 된다. 그렇지만 누가 내 글을 보면 나 같은 기분이 들지도 몰라. (과연?) 남들이 뭘하든 내 중심을 지키며 나의 길을 가야한다고 다짐하는 밤이다. 어렵겠지만.


 지난주 음악 모임 이후 이 노래를 하루에 몇 번이나 듣고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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