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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재 Oct 27. 2018

이곡만은 듣고 가 #6

잊을 수 없는 영화 주제곡

어떤 영화는 음악으로 기억된다. [아비정전](1990) 속 맘보춤을 추던 장국영, 머리 위로 겉옷을 두르고 빗속을 뛰어가던 [클래식](2003)의 손예진과 조인성, [건축학개론](2012) 중 이제훈에게 이어폰을 건네던 수지. 이와 같은 명장면에 음악이 없었다면 분명 허전했을 것이다. 잊을 수 없는 영화 주제곡을 골랐다. 기존에 존재하던 곡이 아닌 영화를 위해 제작된 노래들이다.



Carmen Twillie, Lebo M. - ‘Circle of Life’ | [라이언 킹](1994)

도입부터 강렬한 [라이언 킹]의 명곡. 영국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엘튼 존이 곡을 쓰고 [에비타](1976), [체스](1984) 등 숱한 뮤지컬 명작을 탄생시킨 작사가 팀 라이스가 가사를 붙였다. 영화의 오프닝에 쓰인 노래는 아프리카의 야생과 동물들의 모습에 생동감을 더했다. ‘I Just Can’t Wait to Be King’,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Hakuna Matata’ 등 좋은 사운드트랙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이 곡의 웅장함은 더없이 특별하다.



Céline Dion - ‘My Heart Will Go On’ | [타이타닉](1997)

얼마 전 [타이타닉] 속 젊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모습을 보고 ‘누군지 모르겠지만 잘 생겼다’고 쓴 한 네티즌의 글이 화제가 됐다. 그렇다. 세기의 걸작이라도 누구에게나 당연하진 않다. 그러나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이 노래를 들으면 누구든 양팔을 옆으로 벌린다. 셀린 디온의 전성기의 정점에 있는 이 노래는 영화 개봉 이후 지금까지 수없이 패러디되며 모두에게 같은 포즈를 취하게 했다.



Beyoncé - ‘Listen’ | [드림걸즈](2006)

한때 노래 좀 한다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이 노래를 불렀다. 가수부터 일반인까지 예외는 없었다.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 [드림걸즈]에서 비욘세는 야망 가득한 걸 그룹의 멤버 디나 존스로 분했다. 여러 면에서 슈프림스의 다이애나 로스를 닮은 그는 앞으로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겠다며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속마음을 드러냈다. 21세기의 ‘I Will Always Love You’(1992)가 있다면 바로 이 노래다.



Idina Menzel - ‘Let it Go’ | [겨울왕국](2013)

‘Let it Go’ 광풍은 전례가 없던 것이었다. [겨울왕국]의 엘사 여왕은 이 노래를 통해 온 세상을 손에 넣었다. 말이 안 통하는 외국인이라도 ‘레리꼬’는 통했다. 캐치한 멜로디와 따라 부르기 쉬운 후렴 덕에 아이들까지 사로잡은 것이 비결이다. 비애감이 느껴지는 초반부와 달리, 곡이 진행될수록 환희와 기쁨이 넘실대는 구성도 특별하다. 뮤지컬 배우 이디나 멘젤의 강력한 진성 고음으로 완성된 노래는 디즈니를 대표하는 곡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Adam Levine - ‘Lost Stars’ | [비긴 어게인](2014)

‘Let it Go’가 아이들을 즐겁게 할 때, 어른들에게는 ‘Lost Stars’가 있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밴드 마룬 파이브의 애덤 리바인과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을 맡은 음악 영화 [비긴 어게인]은 다수의 애청곡을 배출했다. 그중 애덤 리바인이 부른 이 노래는 서정적인 선율과 멋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유독 한국에서 커다란 인기를 얻은 ‘Lost Stars’는 발매 4년이 지난 지금도 실시간 팝 차트에서 20위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Ellie Goulding - ‘Love Me Like You Do’ |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2015)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노래로 기억되는 영화다. 동명의 파격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조악한 완성도로 혹평과 마주했으나, 주옥같은 사운드트랙으로 역사에 발자취를 남겼다. 위켄드의 ‘Earned It’과 더불어 영화를 대표하는 엘리 굴딩의 ‘Love Me Like You Do’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신시사이저의 쓰임이 인상적인 곡이다. 노래는 세계 각국의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고 엘리 굴딩의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Ryan Gosling, Emma Stone - ‘City of Stars’ | [라라 랜드](2016)

국내에서 가장 최근에 큰 사랑을 받은 음악 영화는 [라라 랜드]였다. 작품의 흥행은 재즈에 대한 관심으로도 일부 이어졌고, 사운드트랙 앨범은 이례적으로 여러 종류가 발매됐다. ‘Another Day of Sun’, ‘Someone In The Crowd’ 등 멋진 곡이 많았지만,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City of Stars’의 인기는 독보적이었다. 아직도 실시간 팝 차트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노래는 장차 ‘한국인이 사랑한 팝송’에 등극할 공산이 크다.



Miguel - ‘Remember Me’ | [코코](2017)

[코코]는 명백히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이었다. 소중한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관객이라면 여지없이 울음을 터트렸다. ‘Remember Me’는 모두의 눈물샘을 자극한 결정적인 곡이다. 비록 이제 작별 인사를 해야 하지만 자신을 기억해달라며 담담히 이별을 고하는 노래는 세상 가장 애틋하고 서글픈 ‘스완 송’이었다. ‘Remember Me’는 각국에서 나라마다 다른 편곡으로 외국어 버전을 제작했는데, 가수 윤종신이 부른 한국어판 ‘기억해줘’도 함께 추천한다.


우리는 넘쳐나는 정보 속에 살고 있지만, 나만을 위한 알짜 정보는 놓치기 쉽다. 음악도 그렇다. 하루에 발매되는 노래만 100여 곡에 이르기 때문에 이를 모두 들어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늘 뭐 듣지?’ 고민하는 당신, 여기 있는 노래만 들어도 당장의 고민은 해결이다.


* 텐아시아 뷰티텐 2018년 11월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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