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고객 일상에 스며드는 방식에 대하여

헤이딜러 '내차조향소' 캠페인 역기획으로 인한 인사이트 저장

우리가 기억하는 브랜드는 어떤 순간에 떠오를까요? 대부분은 그 브랜드가 나의 일상 어딘가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을 때일 것 같아요.

중고차 판매 플랫폼 '헤이딜러'의 '내차조향소' 캠페인은 이 단순한 질문에 감각적이고 기발한 방식으로 답을 던졌습니다.


중고차와 향?

헤이딜러는 차량을 살 때 혹은 팔 때 사용하는, 말 그대로 '고관여·저빈도 서비스'입니다. 대부분의 고객이 빈번하게 사용하는 서비스가 아닌 만큼,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접점을 어떻게 만들지 늘 고민일 수밖에 없습니다.

헤이딜러 대부분의 캠페인의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개인의 생활공간'으로 바라본 것이었죠.

나의 차 안은 출퇴근길, 여행길, 때로는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정서적 공간으로요. 이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낸 것이 바로 '내차조향소'였던 것 같습니다.


기술과 감성이 만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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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현장에 놓인 것은 단순한 자판기가 아니었습니다. 방문자는 자신의 차량 번호를 입력합니다. AI가 국토부 DB와 헤이딜러의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량의 연식, 제조사, 색상, 심지어 차주의 연령대까지 분석한 뒤, 어울리는 향을 추천합니다. 추천된 향은 현장에서 바로 혼합되어 디퓨저로 만들어집니다.

차량 번호판 모양의 디퓨저 용기에 내 차 번호가 새겨진 '세상에 하나뿐인' 디퓨저. 고객은 단순히 제품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나만을 위한 맞춤 경험을 체험하게 됩니다.


감성적 이별이 가능한가요?

캠페인의 슬로건은 '차와의 이별을 향기로 기억하자'였습니다. 중고차 거래라는 다소 딱딱하고 실리적인 순간을 감성적으로 재해석한 이 메시지는 고객 마음에 오래 남았죠.

지금 당장 차를 팔 계획이 없어도, 이 따뜻한 기억은 언젠가 차량을 정리해야 할 때 헤이딜러를 떠올리게 만들어줬을지 몰라요.

images.jpg 이전 브랜드 영상에도 메인 카피는 이별 키워드


오프라인과 디지털의 조화

이 캠페인은 전국 7개 도시를 투어 하며 수천 명이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성수동에서는 하루 수백 개의 디퓨저가 조기 소진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해요. 동시에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SNS에서도 인증샷과 후기가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특히 누구나 현장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게 한 점, 가족이나 지인의 차량 번호로도 체험이 가능하도록 한 설계는 참여 장벽을 낮추고 자연스러운 입소문을 이끌어냈던 것 같습니다.


- 캠페인 참고

1. https://www.ousworldwide.com/work/heyamore

2. https://letter.wepick.kr/popup/4417463/#:~:text=,%EC%B9%B4%EB%94%94%ED%93%A8%EC%A0%80%EB%A5%BC%20%EB%B3%B4%EA%B3%A0%20%ED%97%A4%EC%9D%B4%EB%94%9C%EB%9F%AC%EB%A5%BC%20%EB%96%A0%EC%98%AC%EB%A0%B8%EC%9C%BC%EB%A9%B4%20%ED%95%9C%EB%8B%A4%E2%80%9D


고객 인사이트를 읽어낸 기획

이 캠페인이 특히나 인상적인 이유는 단순히 화제성을 만든 것이 아니라, 고객 인사이트를 정확히 읽어냈기 때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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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차에 애정을 갖고 꾸미기를 즐긴다.

개인화된 한정판 굿즈에 소유욕과 만족감을 느낀다.

차량 안은 정서적 공간이기 때문에 감성적 자극이 통한다.

이러한 심리를 섬세하게 반영해 '나만의 차량 향기'라는 경험을 설계했고, 결과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기억을 자연스럽게 남겼다고 해석했습니다.


브랜드가 일상에 스며드는 법

'내차조향소'는 헤이딜러 입장에서는 장기적 브랜딩 투자로 인지한 것 같아요. 고객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 시간 동안에도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기억하게 만드는 장치.

아마 마케팅팀뿐만이 아닌, 모든 팀이 긴밀히 협업하여 긴 시간 준비 끝에, 기술적 완성도와 감성적 스토리텔링을 모두 담아낼 수 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 캠페인은 저에게도 시사점을 줬어요. 제가 속한 브랜드에서도 고객 루틴 속 일상 접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브랜드의 존재감은 전혀 다른 레벨로 올라갈 수 있을 거라는 것을요.

아마 예상하지 못한 공간에서의 경험이 고객과 브랜드를 감정적으로 연결시켜 줄 거라고 생각됩니다.


결국,

브랜딩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순간에만 이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 동안 브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고객 곁에 머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헤이딜러 '내차조향소'는 그 점을 아주 영리하게 풀어낸 사례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도들이 있기에, 브랜드는 한순간 스쳐가는 이름이 아닌, 오래 곁에 머무는 기억으로 남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아래 글은 헤이딜러의 CMO이신 헤더의 인사이트를 참고할 수 있어 덧붙입니다.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 https://www.prnd.co.kr/ko/interview-hea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