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아버지가 돌아왔다”
작은 동네에 소문은 바람처럼 서서히 퍼져
어린 나의 귓속에도 스며들었다.
엄마가 춤바람이 나서 집을 나갔다는 것이다.
나는 춤바람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 말은 내 마음 깊은 곳을 스르르 파고들었다.
집 안 공기는 갑자기 쓸쓸해졌고,
동생의 작은 손을 잡은 내 손마저 차가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사우디 사막에서 일하시던 아버지.
편지를 통해서만 존재하던 아버지가,
눈앞에 나타난다고 한다.
사실 아버지의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나는 동생의 손을 꼭 잡았다.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동시에 조금 무서웠다.
한 달 넘게 느껴온 고요와 결핍이
순간 깨져버릴까 봐 두려웠다.
그날 밤, 나는 잠들지 못했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달빛 위로
아버지가 내일 돌아온다는 생각이 번졌다.
동생은 내 옆에서 작은 숨을 쉬고 있었지만,
나는 마음속으로 이미 몇 번이고 아버지와 재회를 상상했다.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따뜻하게 안기고…
다음 날 아침, 현관문 너머로 발소리가 들렸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바로 아버지의 발자국 소리였다.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동생의 작은 손을 더 꽉 쥐고,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간절히 속삭였다.
“우리를 그대로 안아주세요…”
검게 그을린 얼굴을 바라보았다.
2년 만에 마주한 아버지의 눈시울이 붉었다.
왼발에는 기브스가 감겨 있었고,
목발에 의지한 채 천천히 걸어오는 모습이었다.
아버지는 잠시 멈춰 서서 우리를 바라봤다.
떨리는 손으로 먼저 동생을 안았다.
동생은 처음엔 얼어붙었지만, 곧 작은 몸을 맡기고
억눌렀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그 장면을 멀찍이서 바라보다가
마침내 아버지에게 다가갔다.
조심스레 품 안으로 들어가,
동생과 나, 세 손을 모두 잡고 있었다.
아버지의 팔은 무겁지도, 차갑지도 않았다.
그저 따뜻했고, 오래 기다려온 온기가 있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엄마가 없어서 너무 무서웠어요…”
그 순간, 나는 처음으로 알았다.
얼마나 기다림이 길었든,
사랑과 온기는 결국 우리 곁에 돌아온다는 것을.
그리고 기다림의 끝에서 느껴지는 이 따스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마음 깊이 새겼다.
나는 처음으로 알았다.
기다림이 무척이나 길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