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뉴욕 여행 ①: 공항 노숙 3일

뉴욕 한 번 가려다 두 번 가버린 사연

by 민주

2017년 12월, 처음 토론토에 도착한 나.

스무살에 토론토로 간 사연엔 대입 실패가 한 몫 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야기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풀어보도록 하겠다.


처음 살았던 집에는 이미 두 살 많은 한국인 언니가 옆방에 살고 있었다.

유쾌한 성격의 언니 덕분에 우리는 금방 친해졌다.


"민주야, 우리 뉴욕 갈래?"


어느 날, 언니가 뉴욕 여행을 제안했다.

거절할 이유가 없던 나는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언니는 1주일 동안 머물고 싶어 했지만, 나는 학원을 그렇게 오래 빠질 수 없었다.

그래서 뉴욕 갈 땐 함께 메가버스를 타고 가고, 돌아올 땐 나 혼자 비행기를 타고 먼저 오기로 결정했다.


버스 티켓도 성공적으로 구매했고, 숙소도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다.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뭐든 시세보다 싼 데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스무 살, 만 19살의 나는 그 사실을 몰랐다.

이제 남은 건 각자 돌아오는 비행기표를 따로 구매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뉴욕에서 돌아오는 날짜는 4월 1일.
나는 당연히 환불과 날짜 변경이 불가능한 최저가 항공권을 찾아 구매했다.
나는 돈 없는 학생이었으니까.


그런데... 왜 티켓 날짜가 3월 1일로 되어 있는 거지?


바보같이 4월 1일이 아닌 3월 1일 뉴욕-토론토 티켓을 구매해버렸던 것이다.

당황했지만 일단 4월 1일 티켓을 다시 구매했다.

그러고 시작된 고민의 시간.

문제의 3월 1일 티켓을 버릴까?
아니면 토론토-뉴욕 티켓을 따로 사서 나 혼자 먼저 뉴욕에 갈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그래, 답사한다 치고 내가 먼저 뉴욕에 한 번 다녀오자!"

실수 덕분에 한 번 가려던 뉴욕을 두 번 가게 되었기에,
그땐 좀 웃기기도 했고, 어찌 됐든 인생 처음 가는 뉴욕이라 기대가 더 컸다.

이 얘기를 들은 언니는 한참을 웃었다.
그러더니 "답사 미리 잘해와!" 라며 나에게 임무를 주었다.


그렇게 2월 28일 아침 6시 뉴욕으로 출발해, 3월 1일 아침 8시 토론토 피어슨 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 추가되었다.

아침 6시 토론토 출발이라니.
지금 생각하면 미치지 않고서야 저런 비행기를 타지 않았을 텐데…
그땐 어리고 돈이 없어서 저런 일정을 종종 잡곤 했다.


그럼 이쯤에서 드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숙소는?


나는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다.

"1박쯤이야 공항에서 노숙하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숙소 따위는 잡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서 더 제정신이 아니었던 점은,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가 아침 6시라
토론토 피어슨 공항에 최소 새벽 4시까지 도착해야 했고,
그러려면 집에서 새벽 3시에 출발해야 했다.

그래서 어린 날의 내가 내린 결론은,

"그냥 밤에 미리 피어슨 공항에 가서 밤을 새우고, 아침 비행기를 타자!"


젊음이 너무 나대면 인생이 고달파진다는 것을 몰랐다.

그렇다. 공항 노숙 3일 중 2일은 계획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