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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이코노미) 300억 투자의 비마이프렌즈 분석

국내 크리에이터 스타트업 분석 #1

오늘 알아 볼 스타트업은 비마이프렌즈 입니다.


1. 비마이프렌즈

  1) 서비스 : 비스테이지

공식적인 글에 따르면, 비마이프렌즈는 2021년 1월에 설립된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 전문 스타트업이라고 합니다.

글로벌 크리에이터 및 브랜드(기업)가 팬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며, 수익을 창출하도록 돕는 솔루션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비스테이지는 비마이프렌즈가 개발하는 대표 솔루션 이름이구요.

크리에이터와 브랜드의 비즈니스 운영 및 확장에 필요한 모든 기술과 서비스를 SaaS 형태로 제공하는 ‘비스포크 플랫폼 빌더’로 정의하고 있어요.


비스테이지를 통해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커뮤니티, 멤버십을 통해 팬 및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콘텐츠를 활용한 글로벌 이커머스로 직접 수익을 창출하고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리워드 (NFT, 소셜 토큰) 등 팬덤 매니지먼트와 팬덤 비즈니스 강화를 위한 다양한 기능들을 제공합니다.


  2) 사용 사례

비스테이지를 사용하는 대표 유저를 보면 '알바타그룹 (NFT)' , KARD (케이팝 그룹), 삼우실 (웹툰 기반 크리에이터), 이상한변호사 우영우, T1 (롤 E 스포츠 팀), 퍼플키스 (케이팝 그룹), FC서울 (축구 팀) 등이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 사용 사례를 보면 기업, 브랜드, 아이돌처럼 개인이 아닌 사례가 주요한 것 같아요. 또 제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개개인의 크리에이터의 사용 사례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어쩌면 B2B 미팅을 통해 만들어진 사용 사례는 많지만, 개개인의 크리에이터가 자발적으로 가입해서 비스테이지 페이지를 생성하고, 잘 쓰는 것 같지는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3) 투자 정보

비마이프렌즈는 누적 329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공개되지 않은 투자금과 정부지원금 등도 있을 것 같아요. 대표적인 투자사로는 CJ가 SI 관계로 투자한 게 있고, SI로 보이지만 어떤 협업을 할 의도로 투자한지 당장은 잘 모르겠는 GS도 존재하네요. 나머지는 FI 관계인 스파크랩, 새한창업투자가 있어요. CJ는 아무래도 국내 탑 MCN인 다이아티비도 갖고 있는 만큼 비마이프렌즈의 비전을 공감하고 충분히 협업 포인트를 적극 찾았을 것 같아요. 그러니 329억 중 224억원을 CJ가 투자한 것 같기도 해요.



  4) 임원 정보

비마이프렌즈 회사를 창업 팀은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개발했던 팀에서 시작됐어요. 배상훈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준기 최고기술경영자(CTO)가 창업했고, 서우석 전 위버스컴퍼니 대표 겸 하이브 기술고문님께서 CEO로 합류하신 것 같아요. 배상훈 대표님은 올 해 4월에 사임하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미 '위버스'를 성공까지 만든 팀이라는 점과 모든 임원분들께서 엄청난 커리어를 갖고 계신 선배님들이라는 점이 특징 같아요.


다만, 등기에 오르셨던 임원분들의 평균 연령대는 44.6세인 만큼 젊은 크리에이터와 직접적으로 친분을 쌓고, 긴밀하게 교류하며 제품을 만들기에는 조금 어려움도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그래서 서비스 사용자 사례가 기업, 브랜드가 많은 걸수도..)



비마이프렌즈가 바라보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문제점은 "수익 예측" 그리고 "플랫폼 알고리즘 의존도"를 본 것 같아요. 예시를 들자면, 크리에이터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으로 비구독자에게도 컨텐츠를 확산 할 수 있고, 그 확산은 본인이 컨텐츠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특정 조건으로 구성됐을 유튜브 알고리즘에 컨텐츠가 걸려들어야 확산 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알고리즘 덕분에 컨텐츠가 크게 확산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영향력을 갖고 있다가도 알고리즘에 버려지기라도 한다면 아무리 구독하고 있는 팬에게도 컨텐츠가 제대로 안보일 가능성도 높죠.  


아래 영상은 유튜버 "시골밥장사" 님의 컨텐츠인데, 지방 논산에서 갈비탕 식당을 운영하시는 사장님이세요. 촬영도 핸드폰으로 하신 것 같고, 편집도 조금은 엉성한 감이 있어요. "신기하네요. 주문이 들어왔어요" 자막이 수 초간 계속 가만히 있거든요. 사장님 얼굴도 잘라먹고요. (ㅜㅜ)


채널 구독자가 1,000명이 조금 넘는데, 이 영상의 조회수는 2.3만회에요. 댓글을 볼까요?

다들 알고리즘에 떠서 우연찮게 컨텐츠를 보았다고 해요. 이런 식으로 크리에이터는 SNS 알고리즘 기류에 들어와야 컨텐츠가 확산 될 수 있고, 그만큼 위험도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죠. 알고리즘에 뜨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구독자 수와 조회수가 성장하기 어렵고, 그만큼 수익도 떨어질 것이구요.


출처 : 녹스 데이터

이 구독자 히스토리는 2014 ~ 16년 정도에 유튜브 팬페스트 콘서트에도 스피커로 참가했던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이에요. 최근에는 해당 크리에이터가 주로 활동하는 분야에서 라이징 유튜버가 더 많아지기도 했지만, 사실 알고리즘에서 많은 부분 이탈 됐다고 보고 있어요. 고로 1년 단위로 보면 구독자가 점점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죠.


그런 이유로 비마이프렌즈는 크리에이터가 자체적인 1인 SNS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느낌이에요.

SNS에서 크리에이터가 주로 사용하던 기능들을 전부 비마이프렌즈에 구현했거나, 앞으로도 계속 구현 할 것으로 보이구요. 크리에이터가 원하는 디자인과 레이아웃으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본인의 SNS 플랫폼(홈페이지) 수정의 자유도를 주고 있는 것 같아요.


비스테이지로 만들어진 아래 사이트를 볼까요?

같은 플랫폼 규격에서 커스터마이징 된 것이라 비슷한 레이아웃이긴 하지만 꽤나 디테일하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것으로 보여요. 대표님들의 인터뷰를 보면 "창작자에게 **올인원** 플랫폼을 제공하겠다." 라고 말씀 하고 계신 만큼, 여러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하려고 하는 의도 같아요.


https://purplekiss.co.kr/



https://fcseoul.fan/


https://www.kard.kr/


플랫폼에서 걸리는 점이 있어요.

크리에이터는 사용자가 많은 SNS에서 시작된다는거에요. 그리고 자체적인 홈페이지 또는 자체적인 SNS 플랫폼을 만든다고 해도 구독자가 기존 SNS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 크리에이터의 페이지로 이동해 팬덤에 참여 할 일은 극히 드물 것으로 보이거든요.


보통 비구독자가 크리에이터의 팬이 되는 과정은

비구독자는 SNS에서 심심해 몇 번의 스크롤 또는 스와이프로 볼 만한 컨텐츠를 찾고 있었고

→ 구독하지 않던 크리에이터의 컨텐츠를 우연찮게 소비하게 됐고 재미와 흥미를 느끼다, 이탈 됐고

→ SNS 알고리즘상 흥미를 느낀 크리에이터의 컨텐츠가 계속 떠 소비량이 많아졌고

→ 더 재미를 느껴 계속 보기 위해 SNS 채널을 구독하게 되고

→ 크리에이터에게 친분을 느끼고 심리적 팬으로 전환되는 패턴을 갖게 된단 말이죠.


여기서 제가 생각하는 문제는

→ 점점 SNS 알고리즘상 크리에이터의 컨텐츠가 잘 보이지 않으면

→ 직접 검색해서 컨텐츠를 찾거나, 알림 설정을 해서 소비해야 하는데 (그런 구독자는 상대적 적고)

→ 결국 다른 크리에이터를 알고리즘으로 찾고 새로운 소비를 한다는 것이에요.


이렇게 전환율이 극히 적은 만큼 케이팝 아이돌과 크리에이터 시장은 조금 다른 맥락으로 봐야해요.


케이팝을 타겟으로 했던 위버스와 크리에이터를 타겟으로 하는 비스테이지는 비슷한 기능과 제품 방향으로 흘러 가는 것으로 보이는데, 타겟하는 소비자 (팬덤) 층의 결 (문화, 세대)이 비슷해서 그런걸까요?


하지만 앞으로 제품의 방향성은 달라야 할 것 같아요.

케이팝 아이돌과 비교해보면 크리에이터는 상대적 팬덤이 끈끈하지 않고, 세계관이 깊은 것도 아니며, 컨텐츠를 장기적으로 함께 고민하는 직원이 다양한 분야별 많지 않고, 금전적 투자도 적은 편이기에 크리에이터는 아이돌과 비교하면 팬덤이 약할 수 밖에 없어요.


BTS 팬이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 BTS를 소비하다가, 자체 플랫폼 "위버스" 가입하고 소비할만큼

크리에이터가 구독자에게 제공 할 득이 그리 크지 않다는게 문제고, 구독자는 한 명의 크리에이터만 소비하기 위해 SNS를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SNS상에 존재하는 본인의 구독하고 있는 여러 크리에이터를 한번에 보기 위해 들어가는 경우가 더 많을거에요.


고로 팬이 자체 플랫폼을 만든 크리에이터의 플랫폼에서 최초로 컨텐츠를 소비하고, 그 플랫폼에서 댓글도 달고, 좋아요도 달며 더욱 팬덤을 구축하게 되는 것은 많이 어려운 부분일 것 같아요. 아무리 크리에이터가 플랫폼을 구축하더라도 대부분의 구독자는 계속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에서 크리에이터의 컨텐츠를 소비 할 수 밖에 없다는거에요.


단순히 기술로 올인원 기능을 제공한다고 풀 수 있는 영역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는거죠.


또 하나 공유 해드릴게요.

크리에이터의 주요 수입원을 조사해보았어요.


국세청 귀속연도 종합 소득에 따르면 '크리에이터' 평균 연소득은 3,152만원 정도에요. 최근에 별도로 '유튜버' 라는 단어로 신설된 업종 코드로 330명의 소득금액은 총 184억 9천만원 정도였어요. 


이 중 유튜브 조회수로 만든 수익 (이하 '애드센스')이 73억 5천만원이었으니 40%를 차지하고 있어요.


즉, 아직까지 크리에이터는 SNS에게 직접 받는 돈이 크고, 이에 따른 수입원 의존도도 여전히 높다는거에요.


그렇다면 비스테이지는 팬을 통해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버는 플랫폼이잖아요?


보통 크리에이터가 팬에게 직접 돈을 받는 비율이 대체로 높을까요?

사실 그것도 아니에요.

국세청에 신고된 크리에이터나 유튜버의 주요 수입원 60%는 광고주로부터 발생돼요. 나머지 40%는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유튜브 조회수에서 나오구요.


왜 광고주의 돈이 주요 수입원일까요?

광고주가 바라보는 잠재소비자를 구독자 / 팬층으로 갖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통해 광고 컨텐츠가 자연스레 닿길 바라는 마음으로,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컨텐츠를 생산하고, 그걸 다시 2차 활용에 쓰기도 해요.


초등학생을 타겟으로 한 장난감 유튜버가 10대에게

돈 수천만원을 직접 벌긴 어려워도, 10대를 잠재소비자로 보는 광고주에게 수천만원을 받긴 쉽죠.


그런 이유로 광고 단가가 중요해지는데..

광고단가의 기준은 통상적인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에서 갖고 있는 구독자, 조회수, 댓글/좋아요 양에 비례해서 산정 될 수 밖에요.


고로 크리에이터는 계속해서 SNS에 의존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고, 크리에이터는 어떻게 하면 SNS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도 바빠요.


팬에게 직접적으로 돈을 받는 방법은 페트리온처럼 월정액 돈을 내게 하고, 스페셜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이거나, 이들에게 현물 굿즈를 팔거나 NFT를 파는 방법 정도인지라 올인원 플랫폼을 통해 크리에이터가 어떤 득을 갖고 갈 수 있을지 조금 더 직접적으로 설득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올인원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기능 대부분 역시 이미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에 당연히 존재하는 기능들이고, 이 기능들이 제대로 사용되려면 정말 많은 팬들이 참여 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팬들도 그 참여를 보고 따라서 참여하는 플라이휠이 그려져야 하는데요. 그러다보니 비마이프렌즈 플랫폼에서 팬과 소통하는 것을 리텐션 있게 하려면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정말 크리에이터에게 직접 돈을 낼 층의 팬덤에게만 컨텐츠를 제공하고, 소통하는 목적으로 많이 쓰여질 것 같은데요. 그 기능이 핵심이 될 것 같은데 그러기에는 너무 많은 자유도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비스테이지는 일종의 홈페이지 개발을 해야 하는 것처럼 세세한 설정이 필요한 UX 처럼 보여서 크리에이터가 처음 가입하면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해요.


실제로 크리에이터에게 제공하는 비마이프렌즈의 사용 가이드 중 하나 링크를 갖고와봤는데 꽤나 디테일하게 설정 해줄 필요가 있더라구요. (저도 가입해서 사용해보니 진짜 잘 만든 서비스이긴 하나, 자유도가 커서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뭘 설정하고 관리해야 할지 부담이 확 들었어요.)


https://support.bstage.in/docs/ko/bstage-contents-contents


어쩌면 그래서 미국에 있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스타트업은 올인원보다는 기능별로 쪼개서 단순하고 직관적인 UX로 크리에이터에게 접근하는 스타트업이 많은 걸 수도요.


여러 링크를 관리하는 링크트리,

멤버십 구독한 팬만을 위한 컨텐츠 플랫폼 페트리온,

디지털 렉쳐를 파는 것이 중점인 카자비 처럼요.


안녕하세요. 크리에이터가 MCN 없이 광고주 관리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크리에이터리 (creator.ly)'를 만드는 어웨이크코퍼레이션 김민준입니다. 시간 날 때마다 국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바라보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제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서요. 물론 크리에이터 스타트업의 범주를 어디까지 바라보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제가 정의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온라인 SNS 상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 크리에이터 관련 스타트업"으로 국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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