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이해하기
유튜버 MrBeast 가 비즈니스나 테크놀로지 뉴스기사로 뜰 때마다 많은 사람들은 의아해합니다.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이며, 유튜버가 뭐가 그리 대수냐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또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면 늙은걸까?', '이렇게 젊은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큰 돈은 만들어내는걸까?', '이 사람은 어떻게 구독자에게 진짜 섬을 공짜로 주고 하는걸까?'
AXIOS 에 따르면 MrBeast가 자신의 사업을 위해 2조 기업가치에 2,000억원을 투자 받으려고 한다고 해요. 만 24세인 MrBeast. 컨텐츠를 만드는 유튜버가 어떻게 그만한 가치를 주장하는지 이해가 안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1억 900만명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MrBeast는 유튜브 플랫폼에서 5번째로 구독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유튜브로 돈을 번 사람이에요. 또 5개의 다른 채널에서 8,200만명의 구독자를 추가로 확보했어요. (심지어 여기서는 3,3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3개의 스페인어 채널을 제외한 거에요)
MrBeast는 자신의 유튜브 컨텐츠를 기반으로 버거 브랜드와 스낵 회사를 창업했기도 했어요. 컨텐츠를 기반해 커머스로 확장해 또 엄청난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사실 이 친구가 주로 만드는 컨텐츠 포맷인 '상금 경쟁 서바이벌' 에는 엄청난 돈을 쓰고 있어요. 아까 말씀 드렸잖아요. 상금 경쟁의 상품으로 섬을 걸었다구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진짜로 주는건지 ㅋㅋㅋ)
작년에 오징어게임 실사판을 25분 분량의 1편을 만들어냈는데 456,000달러(약 7억원)을 상금으로 걸었고, 상금을 포함해 제작비는 딱 50억원을 투자했다고 하더라구요. 셋트장 만들고 스탭 고용하고 했겠죠. 실제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오징어게임이 9개 에피소드를 만드는데 300억원을 썼는데, 에피소드 시간당 제작 비용으로 나눠보면 35억원씩 쓴 셈이거든요. 그렇게 따지고보면 MrBeast가 만든 유튜브 컨텐츠 '오징어게임 실사판'이 더 많이 쓴거에요.
몇 주 전에 MrBeast가 직접 밝히기를 본인의 비즈니스(컨텐츠 제작비 포함)를 위해 한 달에 115억원 정도를 투자한다고 하더라구요. 지난 9월에는 더 큰 도약을 하기 위해 Colin&Samir 이라는 유튜브 채널에는 매달 55억원씩 투자했다고 하더라구요.
이 정도로 보면 '유튜버가 베짱 크네' 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이 친구는 이미 이익을 보고 있어요. Forbes 에 따르면 이미 2021년 한 해동안 800억원 정도를 벌었다고 해요. 이미 투자를 받게 되더라도, 회수 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짰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아직 이익도 못내는데 1조 기업가치를 인정 받는 스타트업과 비교하더라도 MrBeast 자체가 걸어다니는 유니콘, 걸어다니는 컨텐츠 기업으로 볼 수 있겠죠.
이미 MrBeast 는 본인이 그동안 만들어낸 동영상 컨텐츠의 조회수 광고만으로도 충분히 지금처럼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만 24세의 젊은 광기를 갖고 있는 이 유튜버. 아니 이 사업가는 VC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 같아요.
미국에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캐피탈 스타트업이 많습니다.
얼마 전 국내에도 진출했던 Jellysmack 그리고 Spotter 같은 회사로부터 이미 자금을 조달한 바 있어요. 그러니 초반에 엄청난 상금을 걸고 사람들의 이목과 관심을 끄는 컨텐츠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고요.
저도 미국에서 Vidcon(LA에서 열리는 크리에이터 컨퍼런스)에서 VIP로 입장해 Jellysmack 을 창업한 아저씨를 만나 커피 마시고 그랬는데, 그 때 느꼈던건 Jellysmack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너무 숫자적, 통계적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쉽게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한국도 진출했다가 몇 달만에 전부 철수한 바 있고요. 철수한건 보도자료가 안뜬 것 같은데 관계자로부터 철수를 확인 했어요. 음 Jellysmack이 삽질 중인 것 같지만, 그래도 그 삽질 덕분에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큰 발전을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각설하고 MrBeast 이 친구는 유튜버이지만, 스스로를 컨텐츠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로 자신을 설정하고 투자를 받아 컨텐츠 힘을 키워내고 있었다는거죠.
아, Spotter는 이미 만들어진 컨텐츠를 담보로 돈을 투자하거나 대출해주는 크리에이터 캐피탈 스타트업인데, 얼마 전에 2조 기업가치를 인정 받으며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많은 크리에이터가 이미 Spotter를 알고 있고 서비스를 잘 쓰고 있더라구요.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MrBeast가 왜 투자를 지금 2,000억원을 받으려고 할까요?
이미.. 많은 돈을 벌었을텐데 말이에요. 사실 그 이유는 재투자 때문이에요. 본인이 돈을 회수하더라도, 다시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어서거든요.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을지는 현 경기 흐름도 보면서 파악해봐야겠지만 암튼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해보이네요.
The Information 이라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꽤나 관심이 큰 매체가 있는데요. 그 매체를 운영하는 대표의 남편이 Facebook VP 출신이고, Slow Ventures 라는 크리에이터 투자 펀드를 2,000억원 규모로 조성해 운영하고 있으니. 그래서 더 관심이 많은 것 같기도 해요. 혹시 크리에이터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으면 The Information을 구독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 스타트업 데이터 베이스도 따로 만들어서, 어떤 크리에이터 스타트업이 있고, 얼마의 기업가치로 투자를 받았고, 어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지 정리하고 있어서 학습에 도움이 되더라구요. Slow Ventures 는 2,000억원 펀드를 오로지 크리에이터에게 투자 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엄청난 도전이자 확실한 회수가 가능해보이는 모델로 보여요. 솔직히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보다 크리에이터로 인지도를 쌓고, 팬덤을 조성한, 똑똑한 젊은이가 만든 스타트업이 더 실행력도 있고 마케팅 파워도 있을 것 같아서 회수율이 높지 않을까 싶어요. 보통 크리에이터를 바보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기 인생인데 본인 리스크를 잘 알고 평판 관리하면서 가늘고 길게 오래 가고 싶어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더 많거든요.
제가 오늘 쓴 글은 테크 크런치에서 아만다 실버링이 쓴 기사 내용을 토대로 제가 Vidcon에서 Jellysmack 대표를 만났던 썰과 이것저것 가미해서 번역한 글인데요. 한국 VC나 크리에이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미국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공부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상이 바뀌고 있거든요. 늘 인터넷은 사람들의 관심을 빨아먹으며 성장했고, 그 중심에는 크리에이터라는 미디어이자 사람이 존재했죠. 어쩌면 지금은 크리에이터를 위한 스타트업이 잘 될 수 있는 시점이고, 미국보다 3-5년 느린 우리나라도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봐요.
그래서 저희도 크리에이터를 MCN 안에 가둬지는 컨텐츠 제작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컨텐츠 IP를 만들어내는 스타트업, 1인 기업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저희는 그들이 MCN이나 관리해주는 매니저 없이도 스스로 소프트웨어로 그들이 해주던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 '크리에이터리 (Creator.ly)'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한번 관심 갖고 바라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