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와 초능력
메모#1
4월 21일 오늘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은 5년차를 맞이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뷰티패스를 창업해 제약사에 매각하고, 제약사를 다녔다. 그리고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은 두번째 창업한 기업으로 5년차가 됐다.
이 회사도 대략 50번 정도의 급여를 밀리지 않았고, 5년차 기업의 생존율이 27% 이하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살아남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요즘은 큰 감사함을 느낀다.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은 대나무와 같다고 생각한다.
대나무는 종자를 심고 몇 년이 지나도 싹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의 마음이 애를 타다 결국 “에이 틀렸네 이 싹은” 싶어 포기하려고 할 5년이 지났을 무렵, 죽순이 돋는 것이 아주 조금 보인다고 한다.
죽순이 나온 날부터 석달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16~25미터를 큰다. 하루에 1미터를 큰다는 것은 거짓말이 아닌거다.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은 대나무와 같다. AI와 데이터를 갖고 크리에이터 영향력을 분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최고의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하는 “신 (종교)” 영역에서도 AI와 성경 데이터를 근간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으니 많은 회고와 변화를 통해 성장과 급진적 적응을 위해 몸부림 쳤다.
4년동안 부지런히 땅 속에서 눈부신 성장. 정말 어중간하지 않고 제대로 된 성장을 찾아 햇살의 움직임을 밀첩하게 따라갔고, 뿌리를 땅 깊숙히 내밀기 위해 훈련하고 준비했다. 5년차가 된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은 이제서야 죽순이 돋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사랑하는 어플을 만드는 것은 운에서 시작된다.
첫 법인을 설립했던 시점부터 8년간 수 없이 많은 어플을 만들었다. 때로는 명확한 시장 분석을 통해 개발했고, 때론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 만들었고, 각각 어플마다 노력의 크기는 달랐지만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그런데 노력의 힘에 비례해 성공의 여부가 달려있지는 않았다. 여러 이유로 실패했고, 영문도 모르는데 사람들이 정말 좋아해주기도 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고객이 정말 사랑하는 사업을 한다는 것은 시장의 흐름을 분석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운의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기에 그 운이 올 때까지 계속 몸부림 치고 있어야 하나보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처럼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노력을 하게 되나보다. 남들은 몇 억이라도 벌게 되면 안전자산을 더 구입해둘텐데 나는 회사에 재투자 재투자 재투자하고 있으니 말이다.
결국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팀의 인재밀도와 대표의 초능력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현 우리 회사의 단계에서 인재밀도를 평가하자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 경영진들의 의사결정과 세부 태스크 관리가 잘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품의 초입 성공 크기를 키웠다고 본다. 마지막으로는 대표는 무엇을 잘해야 훌륭한 대표인지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일단 확실한건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힘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하고, 망하지 않게 만드는게 대표의 덕목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말이 길었네. 회사 5년차! 축하해 어웨이크 그리고 더더더 달려. 아직 멀었어.
메모#2
22살에 설립한 어웨이크코퍼레이션. 삼성동에 위치한 패스트파이브 4인실 101호에서 시작했었다. 며칠씩 팀원들과 밤새웠던 추억들이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직원들이 입사하여 각자의 역할을 쏟아냈고, 회사의 성장에 따라 또는 대표의 그릇이 작아 많이들 퇴사하기도 하였다. 스타트업이라는 변명하에 참 많은 사람들이 오고 나갔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이들이 존재했기에 회사는 여전히, 기어코 살아 숨쉬고 있다.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은 나에게 사랑이자 희생이었고, 때로는 나의 꿈을 해소해주는 창구이기도 했다. 출근 시간이 아까워 사무실 남는 공간에 이케아 2층 침대를 두고 만원짜리 이불로 살았던게 불과 몇 년전이다. 회사는 늘 죽을 고비를 버텨왔다. 한달 벌어 한달을 살았던 것 같고, 일년 벌어 일년을 살다가 다시 한 달 벌아 한 달 사는 기분이다. 늘상 죽을 고비를 견딜 때마다 나는 방법을 찾아 초능력을 토했다. 그게 재주가 됐을까. 이제는 초능력을 발휘 할 때마다 나의 일을 다 한 것만 같고, 이에 따른 보상심리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더 이상 예전만큼 체력적으로 밤을 지새우며 회사에 쏟아내는 열정은 비교적 적어진 것은 아닐까 두렵기도 하다.
사실 초능력으로 버티는 기업은 오래 갈 수 없다.. 국어사전에 “초능력” 을 검색해보자. “평범한 인간이 발휘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 ... 맞다. 초자연적인 힘들로 운이 좋게도 회사를 우여곡절 끝에 망하지 않고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참 감사한 것은 그 때마다 도와준 분들이 많다. 조건없이 경영수업을 해주신 대표님도 있고, 뭐 하나 제대로 된 기업이 아닌데 투자를 해주신 분은 진짜 셀 수 없이 많고, 그릇이 안되는 대표를 믿고 더 그릇이 큰 분들이 합류해주셔서 회사가 조금씩 회사 다워지는 모습과 우리가 만들어가는 제품이 더욱 견고해지고 고객들이 진실되게 좋아해주는 형태로 빚어지는 것을 본다. 그 어떠한 것도 내 힘으로만 해낸 것이 없다는 생각, 아니 더 정확하게는 나의 힘으로 해낸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은 때로는 이들에게 감사하면서도 스스로 무너지는 마음도 생기고는 한다. 하지만 대표이기에 뭐 하나라도 책임을 다해볼 것을 찾는다. 어쩌면 열정만 갖고 시작한 회사였는데 이제는 책임감으로 포기하지 못하고 그럼에도 해야만 하는 즐거운 일을 찾았던 것 같다.
작년부터 초원을 새로 시작하고 나의 사명과 소명이 합치되는 과정을 겪었다. 어쩌면 지난 사업의 과정은 초원을 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었을 수 있겠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서 배운 것을 갖고 정말 창조주(=신) 과 관련한 일을 하게 됐다니.
초원도 초원 나름대로 조금씩은 자생 할 수도 있다는 희망도 보면서 기독교계 부족했던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어보자는 비전을 그려가고 있다. 초원을 하면서 기존에 만들어놓았던 creatorly가 든든하게 매출을 내주며 받쳐줘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올 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부대표님과 경영지원 팀이 바쁘시다. 나는 진짜 부대표님이 안계셨으면 회사를 회사답게 만들기 어려웠을거다. *초원 플랫폼을 총괄해주시는 카야는 늘상 바빴고, 카야와 어플을 구현해내주는 주노와 벤 그리고 조엘과 세라, 루카스, 오웬 등 모두 감사ㅠㅠ
그동안 회사의 주총과 이사회는 서류상으로 진행된 것까지 포함하면 대략 30번 정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1년간 대략 20억원 정도 오고 나갔다. 참 많은 역사가 작지만 있었다. 점점 회사의 체계를 잡을 수록 회사를 설립한 대표가 가져야 할 도덕적 책무와 책임을 생각하게 되며 또 돈 그 이상의 가치를 고려해야만 하는 것 같다.
(막말로 ... 주총에서 대표 연봉 보수 정하니까 내 마음대로도 아니고. 그럼 그 이상의 가치를 회사 안에서 계속 더 찾아야지! 주식으로 성공하겠다는 마음가짐보다 더 가슴 뛰게 만드는 그 무언가를 위하여! 더 달려!!!)
올 해 주총부터 책임경영에 일환으로 어웨이크코퍼레이션에서 받는 보수를 안받기로 했다. 정말 0원. 대략 6개월 전쯤에 썼던 글이 있기도 한데. 그 때 내가 sns 에 보수를 안받을 것이라고 스스로 뱉은 말이기도 하다. 나 스스로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을 돈 그 이상의 가치로 보는 것이 있기에 꼭 회사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들이 있다. 고로 나는 나의 결정을 마치 내가 삭발하는 기분처럼 열정을 다잡아본다. 모두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