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와 통제 경계 어디쯤

과잉보고가 주는 소진

by 모닥

실무자로 일하다 보면 윗선의 보고와 허락은 불가피하다.

조직이라는 구조 안에서 책임은 위로 올라가고, 실무자의 실수 역시 최종적으로는 리더의 책임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본적인 보고체계는 당연한 것이며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선을 넘어설 때 시작된다.

원만한 일 처리를 위한 보고가 아니라,

세밀한 업무 하나하나를 매번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 반복될 때 서서히 소진되기 시작한다.

보고 자료를 준비하느라 정작 해야 할 일은 뒤로 밀리고,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일의 속도는 늦어진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는 정작 대상에게 필요한 시기를 놓치게 되거나,

타 부서와 협업이 필요할 때는 난감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결국 조율과 설명, 설득의 몫은 또다시 실무자에게 돌아온다.

이러한 보고가 책임을 위한 관리인지, 통제를 위한 확인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기존에 문제없이 진행되던 일도 계속 설득해야 한다면 새로운 시도는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의미 없는 설득이 반복될수록 업무 효율은 떨어지고, 사람은 점점 무기력해진다.

그렇게 조직은 안정되어 보일지 모르지만 경직되어 간다. 사람도, 일도, 의욕도 위축된다.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보고인지, 그 불분명한 경계 속에서 피로가 쌓인다.

조직 내에서 협의와 보고 체계는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그 바탕에 신뢰가 없다면, 보고는 협력이 아니라 소진의 과정이 되어버린다.


정말 피로해서 남겨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