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이코패스 소년은 킬러를 알아본다

프롤로그

by 민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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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여자의 맑고 초롱 한 눈빛이 남자를 향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한다.

여자는 말 대신 입술을 모으고 얕은 숨을 내 쉰다.

남자는 철재 테이블 위에 누워 있는 여자의 긴 머리카락 속으로 손을 집어넣은 후 지긋이 잡아당겼다.

차가운 머리카락의 찰랑거림이 남자의 손끝에서 스치고 떨어진다.


남자의 다른 손이 천천히 움직인다. 여자의 몸에 박혀 있던 칼이 백색광 조명을 받아 빛을 내며 멋진 자태를 드러냈다.


모아졌던 여자의 입술이 살포시 벌어지며, 마지막 얕은 숨을 내쉰다.


그리고 마지막 육체의 의식인 두 번의 들썩거림과 한 번의 떨림으로 여자는 죽었다.


남자는 생각했다.


여자의 시신은 발견돼야 하고, 우발적 살인 용의자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살해야 한다.

남자는 작업실 귀퉁이 의자에 묶여 앉아 있는 살인 용의자를 쳐다본다.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다.

늦어도 내일까지는 저 남자가 목을 매 죽을지, 물에 빠져 죽을지 결정할 예정이다.

정신 잃은 놈을 나무에 매려면 힘들 텐데 그렇다고 일 쉽게 하려고 미리 목을 졸라 죽일 수도 없다.


시신 얼굴 색깔만 봐도 자살인지 아닌지 알 테니까.


귀찮지만 그래 물에 빠져 죽는 걸로 하자. 물에 집어넣는 것이 그래도 나무에 매다는 것보다 쉬울 것 같다.


이것도 미리 죽여 물에 넣으면 안 된다.


대충 하면 안 되고 신경 써야 할 게 많다.


남자는 생각한다.


‘살인은 종합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