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죽었다 (6)
여자가 죽었다 (6)
사거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정차해 있는 승용차가 해주의 눈에 들어왔다.
차는 꽤 멀리 있었고, 차량 유리창이 어두워서 운전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해주는 운전자의 얼굴을 보기 위해 다가가려다 바로 포기했다.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데 천천히 움직이는 나쁜 기운의 차량에서 창문이 열렸는지 뭔가가 보였다.
하얀 연기 같은데 절대 담배연기는 아니었다. 검은 연기와 마찬가지로 어떤 형체가 있었고 낮인데도 선명하게 운전석 창문을 통해 스멀스멀 기어 나오고 있었다.
‘하얀 연기? ‘
해주는 비록 운전자의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대신 움직이는 하얀 연기와 차량 번호판을 기억했다.
‘검은 연기 다음에 하얀 연기가 뭘 의미할까?’
도깨비장난 같지는 않고, 저승사자의 예견 같지도 않고, 그냥 악마들의 사악한 기운들이 서로 영켜 싸우는 것 같았다.
“해주야 뭐 해? 어디를 보는 거야?”
“어 아무것도…”
태연이의 말에 고개를 돌렸지만 해주는 이 이상한 느낌이 주는 지금 상황이 이해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여자의 등에서 검은 연기가…
오늘은 검은 연기보다 더 기분 나쁜 하얀 연기가 저 멀리 차에서 보였다.’
해주는 연기들의 정체가 죽음에 연관된 것이라는 근거 없는 생각에 어떤 확인이 필요한지 궁금했다.
………………
다음날 아침
산책 나간 그 여자는 돌아오지 않았다.
해주는 태연이와 재미없는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늦게 잤었고, 또 그날따라 태영이 엄마, 이모도 늦잠을 자서 그 여자가 언제 산책을 나갔는지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한옥스테이의 주인인 태연이 이모는 연락도 끊기고, 여행가방을 그대로 둔 채 숙소로 돌아오지 않는 그 여자가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별다른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성주경찰은 그다음 날 그 여자의 시신이 발견되고 나서야 수사를 시작했고, 시신 발견 그다음 날 자살한 살인 용의자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한옥스테이에 찾아와 이것저것 죽은 여자에 대해 물어봤으며, 태연이와 해주에게도 시내에서 만난 사람에 대해 물어봤다.
경찰은 우리가 읍내에서 보았던 꽃을 든 바보가 범인이고 우발적 살인을 한 후에 양심에 가책을 느껴 자살한 것으로 믿는 것 같았다.
‘죽은 여자가 여기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마을 사람의 스토커 범행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러고 보니 그 사람이 읍내 사거리에서 여자에게 꽃과 구겨진 카드를 줬을 때 거기엔 사방이 CCTV가 있었다.’
‘이것은 의도되고 조작된 것이다.’
해주는 범인은 따로 있다고 확신했다.
‘범인은 바로….
하얀 연기 그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