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이코패스 소년은 킬러를 알아본다

졸업식…. 그리고 에필로그 (70)

by 민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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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그리고 에필로그 (70)



1년 뒤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조재헌이 1심 판결에서 유죄가 선고된 날은 해주의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는 날이었다.


모든 의심의 정황은 음모에서 시작된 거짓 조작이라고 주장해 온 조재헌의 괴변은 판사의 징역 선고 주문에서 비열한 눈물을 삼켰다.


그의 정치 생명은 일찌감치 끝이 났으며, 한수연의 복수는 멋지게 성공했다.



………..


한 해가 지나자, 해주의 얼굴에 어린 티는 옅어지고 더불어 훌쩍 커버린 키는 벌써 어른의 문 턱에 온 것 같았다.


한 동안 죽음의 그림자는 해주의 눈에 보이지 않았고, 그렇게 성장의 시간은 흘러갔다.


킬러가 되겠다는 꿈은 제법 흐려졌지만, 의사가 되는 꿈은 접지 않았다.


“엄마

대현 아저씨가 오늘 졸업식에 와도 되냐고 하는데… 어떻게 할까?

엄마한테 허락을 얻고 싶대.”


오숙희는 자신의 아들이 김 회장과 가깝게 지내는 것이 별 탐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 아들의 감정 성장이 점점 정상인처럼 변해가는 것을 느끼며 굳이 아들의 인간관계를 차단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만에 하나 수틀리면 죽여버리겠다는 마음은 항상 덤으로 가지고 있었다.


“오라고 해.”


……


졸업식은 한껏 멋을 부린 엄마의 모습이 너무 과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시작되었다.

태연이는 해주와 같은 중학교에 배정되었다고 싱글벙글하고 있었지만,

사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좋은 건 새로 친구를 사귀는 노력을 안 해서 좋은데, 나쁜 건 태연이의 수다를 계속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요새는 입 안에 먹던 것이 튀면서 얘기해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진정한 친구가 된 것 같았다.


“해주야… 너무 반갑다.

일 년 만에 너무 커서 못 알아보겠네?”


“안녕하세요.”


태연이 이모였다.

성주에서 태연이 졸업식을 보기 위해 올라온 것 같았다.


해주는 어색함이 없는 자연스러운 인사를 하며 태연이네 가족을 보았다.

태연이네 가족은 어쩌면 저리 다들 똑같은 체형인지 아빠, 엄마, 여동생이 다 똑같았다.

심지어 태연이 이모까지 비슷한 외모였다.


태연이 이모는 해주에게 아는 척을 하고 바로 오숙희 여사와 얘기를 나누었다.

틀림없이 엄마와는 오늘 처음 만나는 사이일 텐데 마치 헤어졌다 다시 만난 자매 같았다.


졸업식의 지겨움이 몰려오며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오숙희 여사와 태연이 이모의 수다는 끝이 나지 않았다.


그때였다.

해주를 보며 웃으면서 꽃다발을 들고 다가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아저씨랑 진성 아저씨, 그리고 2층 탐정 아저씨였다.


대현 아저씨는 예의가 바른 사람이었다.

처음 보는 엄마에게 90도 인사를 했다.

졸업 축하 선물이라고 엄마한테 봉투도 주었는데 엄마는 왜 기분 나쁜 인상을 쓰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


꽃다발 증정식을 마치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졸업식이 끝났는데도 다들 집에 갈 생각을 안 하는 것만 같았다.


해주의 눈에 며칠 전 입양한 새끼 고양이가 눈에 밟혔다.


‘빨리 집에 가서 메리랑 놀아야 하는데…..’


고양이 배를 갈라 죽이기 연습을 하려고 했던 해주는 어떤 영문인지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고 자신도 모르게 사이코패스의 껍질을 벗고 사람의 얼굴을 찾아가고 있었다.


“태연아!…

우리 집에 가서 메리랑 놀자…..”


끝.


에필로그…


(성주에서… 해주와 대현의 거래)


“아저씨를 죽음에서 구하고 내 딸의 진범을 잡게 해 준다면….

내가 이억 원을 주마.

너는 돈의 개념을 잘 모르겠지만… 이억 원은 무척 큰돈이야.

….

그리고…

이런 큰 금액을 은행 통장에 넣으면 보는 사람이 많아.

너와 나의 비밀이 아닌 거지.

그래서 아저씨가 너에게 현금 가방을 줄 테니 네가 집에 가서 숨겨 놔.


넌 똑똑해 보이니까, 엄마 아빠한테는 말하지 말고 아무도 모르는 너만의 장소에 숨겨 놓는 거야.

혹시 땅에 묻을 거면 아저씨가 상하지 않게 진공 비닐에 돈을 넣어서 줄게.


그리고 네가 나중에 대학에 입학하면 대학교 전액 장학금을…

그러고 나서 직장을 다닐 때가 되면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하나 마련해 줄 거야….


자, 다시 말해서

이것은 거래야.


내가 안 죽고 딸의 복수를 할 수 있게 날 도와줘야 한다는 거지.


그래 줄 수 있겠니?”


해주는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태연이 흉내를 냈다.


“콜. “


………..


(새로운 킬러)


‘킬러가 왔다…

틀림없다…’


한동안 느끼지 못한 그 서늘한 하얀 연기의 날카로움이 온 집 안을 감싸고 있었다.

새로운 섬뜩함이 해주의 날을 세웠다.


‘피해야 하나?

엄마는 어디에 있지?’


해주의 인기척에 반응한 고양이가 반갑다고 달려왔다.

킬러도 느꼈을 것이다.


한발 뒤로 물러나서 주변 공기의 감각을 느꼈다.

깃털 같은 하얀 연기의 흔적은 무리를 지어 한 방향으로 이어져 있었다.


‘부엌이다.’


킬러가 저기에 있었고 벌써 엄마는 죽었을 수도 있었다.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아야 했다.


문득 공구함의 재단칼이 생각이 났다.

숨어있다가 재단칼로 킬러의 허벅지를 가르고 도망을 가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재단칼의 칼날을 조심스럽게 밀고 있을 때였다.


늦었다.

킬러의 호흡이 목 뒤에서 느껴졌다.

그는 벌써 뒤에 있었다….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킬러의 칼이 지나갈 것 같았다.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움직였다.


이때였다.

익숙한 목소리가…….


“뭐 찾아?”


“아…

엄마?”



사이코패스 소년은 킬러를 알아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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