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그 너머를 보는 우리에게
안녕하세요, 그간 잘 지내고 있나요? 날이 부쩍 추워졌어요. 며칠 전 입동이 지나가고 겨울이 성큼 다가왔나봐요. 길거리에 반팔부터 맨투맨, 자켓, 그리고 패딩까지! 딱 이 시즌이 내 맘대로 패션이 가능한 때이지 않을까요? 이맘때를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2025년 11월 30일 우리를 그려보려고 합니다.
우선 ** 님은 내년에 고등학교 2학년이 되시더라고요. 되짚어보면 제게 2학년은 가장 고등학교 생활을 열심히 한 시기였어요. 1학년은 학교 생활에 적응하느라 제대로 즐기지 못했거든요. 중학교 때보다 많이 늘어난 수업시간에 매일 벽에 걸린 시계만 뚫어져라 봤던 기억이 나요!ㅋㅋ 그랬던 1학년을 지나 2학년이 되고 나니 어느 정도 고등학교 시간표와 야간 자율 학습에 익숙해지더라고요. 그때는 동아리도, 대회도, 학생회 활동도 열심히 하기 시작했어요.
** 님의 2학년도 1학년보다는 훨씬 수월하고 또 즐거운 순간들이 많아질 거에요. 물론 2학년 11월 30일은 감회가 조금 다를 수도 있겠어요. 이때부터는 선생님들이 “넌 2학년이 아니다! 선배들 수능이 끝났으니 이제 너가 고3이야!” 라고 말씀하기 시작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수능이나 입시가 부담이 안 된다고 말할 순 없어요. 하지만 입시를 바라보는 관점을 지금부터, 그리고 내년 11월 30일까지 조금씩 다져가보면 어떨지 제안해요. 제 주변 어느 누구도 수능 때만큼 열심히 산 적이 없다고 해요. 그때만큼 공부했으면 못 이룰 게 없다는 사람도 있죠. 다시 하라면 절대 안 하고싶다는 사람도 많아요. 한편, 그때 조금만 더 해서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아요.
나는 미래에서 왔다! 라고 생각해보기를 추천해요. 2025년은 2026년 혹은 그 너머의 내가 꼭 돌아오고 싶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해볼게요. 왜 돌아오고 싶었을까요? 무엇을 바꾸고 싶었을까요? 왜 그걸 바꿔야 했을까요? 영화 어바웃타임을 보셨다면(제 최애 영화입니다!!!) 이 질문에 조금 더 답하기 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결국 내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걸 찾기 위해 시간을 돌려요. 그리고 현재에서 시간을 쓰고요. 하지만 매일매일 살아가느라 정신이 없어서 간혹 내 최고 가치를 잊기도 하죠. ** 님의 2025년은 먼 훗날 돌아봤을 때 다시 돌리지 않아도 될 만큼 만족스럽길 바라요. 2024년 남은 두 달의 시간이 좋은 밑거름이 될 거예요.
저는 2025년 11월 30일이면 어떨지 사실 전혀 감이 안 와요. 여전히 일하고 있을지, 대학원 석사 과정 2년을 잘 마쳐가고 논문을 마무리할지 아니면 시작했을지, 어쩌면 휴학을 했을 수도있고, 한국에 아니면 외국에 있을지. 결정하지 못한 채 마음 속에서 무게질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어요. 대학교를 입학하면 다 순탄하게 흘러갈 줄 알았어요. 웬걸, 저의 고민은 매년 조금씩 무거워지고 있답니다. 그래도 이 고민이 영 싫지만은 않아요. 그 무게질을 할 때마다 생각해요. 2026년 혹은 2036년 나는 이때로 왜 시간을 돌리고 싶었을까, 하는 질문이요. 이 답을 찾는 과정은 마치 내 방이나 집 꾸미기 같아요. 하나씩 넣고 빼고 하면서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면, 내 안에서 은은하게 차오르는 뿌듯함이 있거든요.
흐릿하게나마 그리는 내년의 그림 속 저는 수많은 사람과 글과 함꼐 하면 좋겠어요. 여러 자극 속에서 헤엄치면서 내년에는 2026년 11월 30일을 그릴 때 조금 더 또렷하게 그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전에 저도 올해 남은 두 달은 지난 열 달을 회고하고 다가올 열두 달을 계획할 거예요.
우리, 2025년을 두 팔 벌려 맞을 거예요. 2025년 11월 30일에 우리에게 해맑게 웃어보이며 팔을 흔들어줄 거예요. 마치 오랫동안 기다려온 친구를 반기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