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비하인드_ 이거 가장 기본이자 필수덕목 아닌가요.
“똑딱똑딱”
바쁘게 달려가는 초침소리.
멘토링 시간이 되었건만 오늘의 멘티 대표님이 오시질 않는다. 하릴없이 출입문만 바라보길 수차례.
해마다 수백 개의 스타트업들을 만나는 컨설턴트로서, 이러한 상황을 적어도 너댓 번은 꼭 겪는 듯하다.그리고 그게 오늘인 게 함정.
5분만 더 기다려볼까. 아니야, 너무 재촉하는 듯 보일거야. 10분까지는 기다려볼까하며 고민한 끝에,
15분이 지난 시점에, 더 이상은 기다려줄 수 없겠다싶어 통화 버튼을 꾸욱.
"대표님, 오늘 멘토링하기로 한, 김민주 멘토입니다. 어디까지 오셨는지 궁금해서 연락드렸습니다."
"아, 제가 비가 와서 늦을 것 같아요. 이제 집에서 출발해서요. 한 30분은 되어야 도착할 것 같은데."
"......."
‘늦을 것 같다가 아니라, 이미 늦.으.셨.어.요’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그저 참을인 세 개를 긋는데 집중해본다. 15분이 경과한 시점에 심지어, 기다리는 입장인 내가 먼저 전화했을 때에서야 비로소 지각을 시인하고 변명하는 모습을 보니 어쩌면 그에게는 늦는 게 습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상여건이나 교통수단 문제 등 피치못할 사정이 있을 수는 있다. 그렇다 해도 미리 상대방에게 연락을 주는 것이 그리도 어려울까.
멘토와 멘티 중간에 끼여 당황하는 교육 담당자를 보니 표정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해보지만, 마음이 폭폭해지는 게 사실이다. 나는 어젯밤 뉴스 속 호우주의보 예보를 듣고 일부러 1시간이나 일찍 나와 30분 먼저 도착했건만.
약속시간.
어찌보면 가장 사소한 부분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단순히 친교가 목적인 만남이었다면, 너른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내가 그렇게 빡빡한 사람이 아니란 말이다. 특히 약속시간에 늦는 친구는 그게 습관인지라 그런 친구들을 만날 때면 나도 적당히 늦게 나가준다.
하지만 멘토링은 다르다. 비즈니스와 연관된 일이 아닌가.
적어도 10분 전 도착, 아니, 정각 도착이라도 해야, 그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결국 30분 넘게 늦게 시작한 멘토링은, 정해진 한 시간 외에도 꼬리 질문으로 인해 15분 가까이 추가 시간을 더 내주었고, 연이어 잡아둔 나의 오후 멘토링 일정에 맞추어 달려가느라, 점심도 거르고 바삐 이동해야만 했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오후 멘토링은 본디 오후 1시부터 저녁 6시까지의 full일정이었는데, 마지막 팀이 지각을 하는 바람에.... 7시가 다 되어 끝났다. 털썩.
아이고야. 오늘 일진 정말 사납네.
가끔 정부지원사업의 한 맥락으로 제공되는 멘토링을, 사업 파트와는 별개라고 생각하여 시간 이슈를 사소하게 여기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떠올려보니 그런 분들을 만나는 횟수가 (글 처음에는 1년에 너댓번이라 했지만) 최근들어 비대면 시대로 접어들며 더 늘어나고 있음을 체감한다. 지각 뿐 아니라 결석도 마찬가지.
그런데 이 '시간'이라는, 사소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도 못 지키는 대표라면, 사업 경영에 있어서도 그 어떤 큰 일을 도모할 수 있을까 싶다. 부디. 올해는 기본을 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 주의. 기억에 의존하여 작성하였기에, 다소 글쓴이 본인의 주관적인 각색이 있을 수 있음을 이해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