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ch and Biz Sep 12. 2019

나는 강남8학군 출신 지방대생이다

Episode 1. 강남? 스카이캐슬? 지방대? 왜?

강남 8학군,

강남이라 하면 강남구와 서초구를 일컫는다.
보통 강남 3구라하면 송파구가 포함되고, 강남 4구에 대해서는 동작구와 강동구가 말이 많으므로....


나는 서초동에 살며 대치동과 도곡동으로 학원을 다닌 전형적인 강남 학생이었다.



나는 초등학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서초구에서 다녔다.


Figure 1. 강남 8학군 지도


유치원은 다니지 않았고, 삼성 유아체능단(?)을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공부대신 운동을 해서 그런지 운동신경이 좋다....ㅎㅎ).


학원은 초등학교때부터 다녔으며, 적을때는 두세개, 많으면 6~7개까지 다녀본 것 같다.

방학때마다는 미국에 있는 친척집에 가서 지냈고, 영어를 일찍 배웠다.


부모님이 두 분다 직장인이셔서 초등학생때는 원어민들과 함께 지내는(?) CIS 학원에서 오후시간을 보냈다. 
고학년이되서는 대치동으로 수학과 과학을 배우러 갔던것 같다.

이때까지는 반에서 그냥 중간정도 했던것 같다.
주변에 공부잘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나는 달리기가 가장 빠른 학생이었다.



중학생때 처음으로 투표를 해서 반장을 해봤다(초등학생때는 돌아가면서 반장을 하니....).

1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처음으로 전교 21등을 해봤다(당시에는 한 학년에 400명 정도였다)

1학년 2학기 중간고사-기말고사를 합쳐서 전교 53등을 했고, 가족과 함께 1년동안 미국으로 갔다.



초등학교때도 여러번 짧게 학교를 다녀봤었기 때문에, 미국 학교에서 적응을 하는데는 큰 문제는 없었다.

어머니가 휴직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방과후에는 집에서 있거나 같이 주변 구경도 하고 그랬다.

내가 갔던 학교는 휴스턴에서 가장 학군이 좋은 동네였다. 한인들이 많았고, 아버지 지인들도 많았기 때문에 한인 친구들도 많았다. 

학교에서는 오케스트라 활동도 하고, 수학 경시 동아리에 소속되어 경시대회도 출전해봤다. 

첫 몇달을 제외하고는 매달 All A 성적을 받아서 Honor roll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아직도 집에 고이 모셔놨다).


1년이 되었고, 부모님께서 나에게 한가지를 물어보셨다. 


같이 한국으로 돌아갈래? 아니면 보스톤 같은 곳에서 기숙학교를 다녀볼래?


지금에서는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친구들이 있고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것 때문에 전자를 선택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결국 대학교 4년, 부모님과 떨어져 포항에서 살았다).





이전에는 서초 2동에 살다가 서초4동으로 이사를 왔다(신호등 두개정도 차이)

지금의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에서 서초 푸르지오 써밋으로..


중학교는 이전에 다니던 학교로 돌아갔고, 친구들과도 다시 만났다.

중학교 3학년때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특별히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했고, 특목고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고등학교를 추첨으로 배정받아 진학했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크게 세 곳의 중학생이 왔는데, 그 중 두 중학교는 강남에서도 공부 잘하기로 유명한 곳이었고, 나는 나머지 한 곳에서 왔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이제 제대로 학원과 과외 라이프가 시작됐다. 


집 - 학교 - 학원 - 집 - 과외...


국어학원, 수학학원, 영어학원, 과학학원...

언어과외, 수학과외, 외국어과외, 과탐과외...

정말 다 해봤고, 정말 각 과목마다 선생들이 있다.


대치동과 도곡동, 그리고 반포쪽으로 학원을 다녔다. 갈때는 혼자서, 올때는 가끔 아버지가 태우러 오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부모님께 감사하다. 태우러 오시는게 보통 일이 아닌데 말이다....



몇몇 학원과 과외비는 들어서 알고 있다.

가장 저렴했던(?) 수학학원은 월 50만원정도 였고,

수학과외는 90만원, 영어(문법)과외는 옆집 서울대 대학생으로 50만원, 언어과외는 200만원인데 여럿이서 그룹과외를 했었다(후문이지만 대학교수였다는 말이..ㅎㅎ불법이죠..).

화학도 과외를 했었는데 혼자하면 120만원이라 4명에서 그룹과외를 했었고, 또 다른 언어과외도 120만원인데 둘이서 같이 했었다...

당시 고액과외로 언론이 시끄러웠는데, 오피스텔에서 몰래하는 고액과외, 경찰과의 추격전, 대학교수 강의섭외 등...  스카이캐슬은 허구가 아니다.


Figure 2. 스카이캐슬, 그리고 교육   출처: MBC NEWS



언론에서 말하는 한달 평균 학원비, 교육비를 보면 월 평균 30~50만원이라는데, 해당되지 않는다. 

대부분 동시에 진행을 했었는데, 월 평균 300~400만원 이상 지출한 것 같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보통정도 되는 것 같다. 월 1000만원 이상 쓴다는 친구도 봤고, 학원을 안다니는 친구도 있고...


Figure 3. 월평균 사교육비, 통계청 자료



어느날 엄마가 우스갯 소리로 

너 학원비만 해도 벤츠 두대는 뽑았을거야


라고 했었다 ㅎㅎ.. 죄송합니다.

Figure 4. 벤츠 E클래스 W213


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특별히 잘한적은 없었다. 

화학과 생물정도(?) 잘했던 것 같다. 과목우수상(내신 1등급)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체육과목을 포함하여..



내가 나온 고등학교는 이과의 경우 내신 1점 후반, 2점 초반대가 전교 1등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서로 치열했기 때문에 독식을 한 친구가 없었다. 나는 3점대였던것 같다. 3점 중후반... 

(그래도 1년에 서울대를 15~20명씩 보내던 고등학교.....)



항상 학교와 학원을 다녔지만, 수능은 멀게 느껴졌었다. 내신 문제는 솔직히 너무 어려웠었고, 미래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부터 재수를 염두해두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2011학년도 수능... 역대 최고의 불수능에 참패를 했다. 

(사실 공부가 한참 부족해서 재수를 하긴 할거였지만, 너무 처참했다. 사실 공부를 안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교대에 있는 재수학원 중 한군데를 다녔고, 재수종합반을 다녔다.

친구들도 대부분 재수를 했었고, 같이 으샤으샤하며 재수를 했다.

재수학원을 다니며 모의고사 한두번이 의대에 진학할만한 성적이 나왔다. 

적어도 소위 SKY대학과 SSH대학에 진학할 성적이었다. 


수능을 봤고, 평상시 항상 약했던 언어영역을 제외하고는 괜찮게 봤다고 생각했다.

성적도 언어영역을 제외하고는 괜찮게 나왔다. 


사실 좀 아쉬웠다. 중앙대 의대 어학특기자로 지원한 상태였고, 최저학력으로 1등급 3개가 필요한데,

한 문제씩 모자랐다. 외국어는 1점, 수탐은 한문제씩...

(재수해서 언수외탐에서 총 7개 등급이 올랐다)



나는 재수도 재밌게 했어서 삼수도 충분히 재밌게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의대 말고는 사실 무엇을 내가 좋아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의치전을 고려한 고려대학교 화생공과 자율전공인 한동대를 지원했다.

(의대도 사실 부모님의 영향이지 개인적으로는 아무생각이 없었다)



한동대는 중학교때 미국에서 알게됐다. 나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부모님이 특히 좋아하셨고, 수능점수가 지원가능 점수였기에 알아보다가 다른 대학과는 다른 커리큘럼에 관심이 가게 됐다.


결과적으로 고려대는 추가번호 5~6번 차이로 불합격 했고, 한동대학교는 대기 23번이었지만, 다군에 있어 추가합격이 많이 돌아 최종합격했다.


그렇게 한동대에 진학했고,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졌다.


그렇다, 강남 8학군 출신(?)에 재수까지 해서 나는 지방대를 스스로 선택해서 갔다.

(삼수라는 선택지도 있기 때문에 "선택"이라 표현했고, "어쩔 수 없이"라고 읽어도 무방하다)


사실 왜 지방대를 갔냐고 물으면 진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성적 때문에
2. 애매한 인서울 대학은 생각을 안했다(그 대학들이 싫다는게 아니라 진짜 생각도 안해봤다)
3. 자유전공과 커리큘럼이 마음에 들어서


그래서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지방대를 갈껀가요? 에 대한 대답은
다음에 남기는 것으로...




구독 라이킷댓글과 공유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