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산다
내가 살아있는 건지 확인하는 것처럼
숭숭 구멍 뚫린 마음을 물건으로 메운다
무용하지만 예쁜 것
건강에 좋지 않지만 맛있는 것
있지만 또 사고 싶은 것
작은 돈으로 자꾸 산다
자꾸 사도 마음은 헛헛하다
더 이상 사지 말자고 다짐한다
사지 못하니 자꾸 담는다
사고 싶은 것을 담아놓고 바라본다
그저 바라보는 것은 곤욕이다
그러다 숭숭 뚫린 마음을
헛헛한 마음을
곤욕스러운 마음을
쓴다
뭘 자꾸 쓴다
쓰기만 했는데 마음이 메워진다
쓰니까 살아진다
자꾸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