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물인 <꽃이 온 마음>은 22년 4월에 발행되었습니다. <꽃이 온 마음>에는 30가지 꽃과 그 꽃말을 담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책 발행 후 인스타그램(@dalrainbow)에 작가 노트를 써왔는데요. 그 글들을 브런치에 재기록하고 아직 못다한 글들은 향후 두 군데 함께 게재할 예정입니다.
기록일 : 9월 17일
저는 요즘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에 흠뻑 빠져있는데요. 이 곡은 그리운 사람을 향해 애절한 마음을 담은 쓴 편지같아요. 결국 그 편지가 우여곡절 끝에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수신인에게 닿게되는 한편의 영화를 그려보기도 한답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 해지면 늦은 밤 이 곡을 꼭 들어보세요. 마음을 어디에 둘지 몰라 편지를 쓰게 되실지 모릅니다.
<꽃이 온 마음>에는 꽃말이 담긴 8편의 아주 짧은 이야기(소설)가 실려있는데요. 편지글이 한편 있습니다. 한 젊은 화가가 고흐의 '아이리스'라는 그림을 보고 그에게 쓴 팬레터입니다. 당시 고흐는 정신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있었고 매우 위태로운 상태였지만 병원 주변에 있는 '아이리스'를 그렸어요. 보통 고흐의 '해바라기'를 많이 떠올리실텐데요. 고흐가 '해바라기'를 그릴 당시에는 고갱과의 관계도 좋고 (상대적으로)행복한 상태였어요. 하지만 '아이리스'를 그릴때는 그 반대였지요. 전 그래서인지 '아이리스'에 더 마음이 가더라고요.
'아이리스'는 '희망', '희소식'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어요. 고흐가 마치 꽃말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아이리스를 그리며 희망을 품었던 것 같아요. 그후 고흐는 병원에서 나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죽게됩니다.
이 편지글은 고흐에 대한 제 마음이 듬뿍 담긴 글이기도 합니다.
■ 아이리스는 불안한 영혼으로부터 인간을 구해주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당신은 그곳에서 자연스레 아이리스에 끌렸을지도 모릅니다.(p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