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리조트에서 2달 살아보기
사이판에서 2달 동안 살게 되었다.
이미 일한 지 1년 하고도 반이 지난 중고사원인 내가,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해외파견을 나가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1년 반 동안 그토록 고대하던 사이판 연수를 떠날 수 있게 되었음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항상 해외에서 1년 살기, 워킹홀리데이 등 긴 시간 동안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머물러보기를 간절히 바랐었던 나다. 회사생활을 시작한 후로부터는 이루기 힘든 꿈이라 치부해왔기에, 행운처럼 다가온 이 기회가 미치도록 반갑다.
마침 회사생활에 대한 불만족이 터져 나오는 시기였던 터라, 리프레시 겸 위시리스트를 이룰 겸 사이판으로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입사 후, 못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고 가기 직전까지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충분히 취소될 수 있던 상황인지라 비행기 티켓을 사고 비자를 받고, 비행기를 타고 나서야 동기들과 함께 안도할 수 있었다.
여행은 준비 기간에 더욱 설레는 만큼, 가기 직전 1~2주간은 회사 사람들에게 부럽다는 이야기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사실 행복한 시간이라고 하기에는 부랴부랴 OPIC을 준비하느라 출국 2주 전까진 바쁜 시간을 보냈긴 했다.
편도 1시간 반 통근러에게 퇴근 후 자투리 시간에 시험준비를 하는 것은 정말이지 못할 짓이었다.
그래서 지옥 같은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서 책 복사본을 보며 공부를 했고, 다행히 설 연휴가 있어 온전히 시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시험을 치고 나서도 사이판 갈 준비를 하느라 1주일 간은 쇼핑에 매진했고, 결과가 나온지도 모르고 있다가 출국 전 새벽에 확인을 했더란다.
다행히 예상하던 점수보다 높게 나와 가벼운 마음으로 사이판 출국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이상할 정도로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회사에 싫증이 날 만큼 난 시기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한 시기에, 추위와 미세먼지로 밖에 나다니기 싫은 계절에, 깨끗한 공기와 바다가 있는 파라다이스 같은 작은 섬으로 2달간 떠난다는 것이 말이다.
월급을 받으면서 해외에서 2달간 머물 수 있는 기회는 더더욱 흔치 않다.
아직 1주일밖에 안됐지만 기대하고 상상했던 것처럼
이 섬은 너무나 아름답고, 동기들과 보내는 시간은 입사 초기 OJT를 떠올릴 만큼 즐겁다.
내 인생에 또 없을지도 모르는 이 순간들을 오래오래 간직하고자,
2달 뒤 회사로 돌아가 또 한 번 싫증이 날 순간에 이곳에서의 기억을 하나씩 떠올려보고자,
언젠간 이곳이 그리워 다시 돌아올 순간에 좋은 나침반 역할을 하고자,
이곳에서 느낀 나의 감정과 아름다운 풍경을 기록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