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억나는 책에 대한 두 가지 후기
<빛의 얼굴들>이 4쇄를 찍었습니다. 조용히 꾸준히 팔리고 또 읽히고 있음에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지금도 누군가의 책꽂이에 꽂혀있고, 누군가에게 읽히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그간 여러 후기들이 있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늘 보던 것들인데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되었다’라는 감상이었습니다. 단순히 조명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저로 하여금 세상을 새롭게 보게 만든 이 ‘빛’이라는 존재를 공유하고자 했던 저의 의도와 정확히 일치하는 후기였기 때문이죠.
두 번째는 저에게 있어 가장 의외의 후기인데요, 조명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로부터 ‘책을 읽는 내내 힐링하는 것 같았다, 위로받았다.’와 같은 후기들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대중서를 목표로 썼기에 조명 업계 관계자 분들이 보실 것을 생각하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자신이 일하고 있는 빛과 조명이라는 분야가 얼마나 멋지고 깊고 아름다운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을 읽으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의미와 위로를 얻게 된 것이었습니다. 직접 멀리서 책에 사인을 받으려 오신 한 조명디자이너분께 저 역시 깊이 고개 숙여 인사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덧 책 <빛의 얼굴들>이 세상에 나온 지도 2년이 넘었습니다. 이제 슬슬 다음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처음 책이 나왔을 때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은 느낌이어서, 내가 빛에 대한 책을 또 쓸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첫 책 이후 또 신나게 공부하고 일하며 쌓아온 빛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춰보니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한 보따리더군요 :)
다음 책은 우리 삶을 채울 ‘다음 시대의 빛’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늘 사랑하는 자연의 빛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빛과 건강에 대해서, 그리고 그로 채워나갈 우리의 새로운 공간과 도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조만간 새로운 빛 이야기들을 정리하면서 하나씩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