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저를 돌봅니다

그저 그렇게, 늘

by 김민혜

가끔은 글을 쓰지 않으면 속이 뒤틀릴 때가 있다. 쓰지 않고 꽁꽁 쌓아버리면, 내 안의 많은 감정과 생각이 마음에 녹아내려 감싼다. 마음을 다잡는 건 어려운 일 같다. 나는 때때로 공허함을 자주 느끼는데 그럴 때마다 화장으로 내 마음을 포장했다. 나는 외롭지 않은 존재라고. 하지만 그럴수록 진짜 내 모습은 사라지고 꾸며진 나의 모습만 존재했다. 몸도 마음도 내가 아니었다. 텅 빈 마음을 가짜 웃음으로 채우고, 외적인 아름다움을 고집하며 마음에서 소리치는 이야기를 무시했다.

특히 뷰티 스토어에서 일할 때는 더 심했다. 나는 영업을 해야 했고,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야 했다. 어쩌다 마스크를 쓰면 ‘일 많이 힘들어요?’라는 말을 듣곤 했다. 그럴 때면 솔직하지 못했다. ‘아니요. 전혀 안 힘들어요. 괜찮아요.’ 아마 살면서 내가 제일 많이 한 말은 ‘괜찮아요.’ 였던 것 같다.


그런데 퇴사하고 나서 나의 마음을 돌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진짜 나를 찾고 싶었고, 내가 정말로 순수하게 원하는 것들로 나의 마음에 좋은 것들을 주고 싶었다.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동네 도서관에 가서 좋아하는 책을 읽고, 사우나를 갔다. 그러다 상념에 잡힐 때면 일기를 썼다. 그리고 어디를 가든 늘 기도했다.

오늘을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렇게 감사로 하루를 채워가니 마음에 자유가 찾아왔다. 나의 외모 강박도 사라지고, 그저 어떤 모습이든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것들로 나를 채우니, 텅 빈 마음이 천천히 채워져 갔다. 물론 다 찼다고 할 수 없지만, 채워가는 이 과정이 행복했다.


오늘은 어떤 걸로 나를 채울까, 고민하는 시간이 나와 대화하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그러면 내가 내 손으로 글을 쓸 수 있고, 녹내장으로 눈이 아프지만, 좋아하는 책과 성경을 볼 수 있음에 감사를 느꼈다. 또 퇴사하고 나서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구도 나를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나를 먼저 다독이고, 좋은 것들로 채우고, 감사해야 좋은 에너지를 주변에 줄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저 그렇게 늘, 나와 대화하고, 기도하고, 점점 초연해져 갔다. 불안할수록 좋은 것들에 매달렸다. 나는 할 수 있다고. 그래서 지금의 나를 충분히 사랑하려 노력하고 있다. 공허함 대신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음에 행복한 나날들이다. 일은 힘들어도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으니, 그저 민낯의 나도 존중하고 인정하게 되었다. 지금도 충분하다고. 더 이상 인생을 완벽하게 살려고 하지 말라고. 오늘의 사소한 행복을 찾으면 희망은 저 멀리 있지 않음을 느끼곤 한다.


그저 그렇게, 묵묵히 삶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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