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연 알바를 몇 개나 했을까?
잘 다니던 프랜차이즈 카페가 있었다. 이제 1년 차. 마감조. 애견 유치원에서 나오게 되면서, 카페 매니저님이 쓰러지셨단 소식을 전해 들었다. 점장님들은 매우 바빠지셨다. 그 와중에 나는 이력서를 여기저기 오만데 다 넣고 면접을 보러 다녔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연락 오는 곳이 없었다. 면접이 가능하다고 문자를 보내도,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다.
그러던 중 카페 남자 점장님과 마주치는 타임이 있었다.
" 아유, 요즘에 사람 구하기도 힘들고... 안 구해지네요. 아, 참. 6일 일하신다고 하셨죠? "
" 네, 근데 이제 저 잘려서 시간 여유 있어요. 하하. "
그때 점장님의 눈빛이 번뜩였다.
" 아, 잠깐 저랑 이야기 좀 나누시죠. "
그렇게 해서 마감 조에서 오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맡게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아르바이트생분들이 세 분이나 들어오시면서 가게의 변화가 컸다. 참으로 기묘한 일이었다. 내가 일이 잘린 그때, 매니저분이 쓰러지셔서 병원에 입원을 하시고, 결국 퇴사를 하셨다. 그리고 나는 전반적인 매장 관리를 했다. 일도 오래 했고, 근무시간도 내가 제일 많았다. 그만큼 단골 분들도 자주 마주쳤다.
단골 분들을 놓쳐선 안 됐다. 더욱더 친절하게 대했다. 그래야 가게도 잘 되고, 나도 잘 된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얼굴을 보면 저절로 음료를 만들었다. 알아서 시럽을 넣어드리면 너무 좋아하셨다. 그게 참 기쁘고 뿌듯했다. 그러면서 전에 일하셨던 매니저 분을 존경하게 되었다. 이 힘든 시간을 혼자 어떻게 버티셨지?
물론 피크 타임 때 같이 해주시는 분이 있는데, 완전 쌩초보라 가르치며 근무를 해야 했다. 그런데 나는 솔직히 걱정했다. 너무 바쁠 때 뭐를 물어보면, 내가 짜증 내면서 이야기할까 봐.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다. 그런 적도 없었고, 오히려 바쁜 시간 대에 함께 할 수 있는 게 감사했다. 그리고 가르쳐 드리는 게 즐거웠다.
마감 때 혼자 일하다가 같이 일하니 시너지가 났다. 마감 때는 단골 분들만 오셔서 할 일이 엄청 많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피크 타임 쪽으로 옮기고 나니 시간이 흘러가는 건 순삭이었다. 정신이 없었고, 바빴다. 피곤해서 커피를 드시러 오시는 분들인 만큼, 다양한 손님들이 많았다.
그렇게 지낸 지 일주일이 넘었다. 아직 적응 중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무섭다. 그냥 사람을 마주치는 게 어느 순간 무서웠다. 내가 저 사람의 심기를 건드리면 어떡하지. 내가 너무 바빠서 불친절하게 대했다고 하면 어쩌지.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쉬운 일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늘 이런 상황을 마주치면 뒤로 물러나고 싶었다.
그러나 뒤로 물러나는 길은 없었다.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전진하는 것. 작은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것. 안일하지 않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거를 붙잡으면 매몰된다는 것이다. 내가 올리브영을 다닐 때 정말 날아다닐 정도로 즐겁게 일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곳에서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중이다.
이유를 찾고, 생각을 하고, 때로는 그냥 한다. 나는 그동안 수많은 알바를 하면서, 이 알바를 하면 편할까? 저 알바를 하면 편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솔직히 바보 같았다. 내가 편한 길로 가려는 그 안일하고도, 여우 같은 생각은 나의 발목을 잡았다. 누군가를 쉽게 부러워했고, 열등감을 느꼈다. 저 사람 참 쉽게 일한다. 오만방자하기 따로 없었다.
누구나 다 아는 말이지만, 세상에 쉬운 일은 정말 한 개도 없는 것 같다. 누구나 다 어려움이 있고, 고민이 있고, 힘듦이 있다. 나는 이제야 그들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에 비해 한참 어린 미생이라는 것과 아직 나아갈 길이 많다는 것.
멈춰 서 있다고 인생이 끝난 게 아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수면 위로 떠오를 그날을 기다리면 된다. 그 순간이 꼭 온다는 걸 나는 안다. 어쩌면 나는 내일도 힘들다고 징징거릴 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의 하루에 행복을 전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당신의 기쁨이 나의 기쁨.
그래서 나는, 그리고 우리는 늘 나아갈 수 있다. 사소한 목표라도 그걸 이뤄낸 당신은 위대한 사람이다. 우리는 살아있기에 존경받아 마땅한 존재이다. 그러니까, 뒤로 물러나지 말자.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자.
ps.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는 당신을 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