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만식 Sep 06. 2024

중력과 은총


프랑스의 사상가, 사회운동가, 철학자 시몬 베유의 책이다. 요 며칠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었다. 신앙 언어와 철학 언어의 융합이 깊은 사유의 문장들로 표현되어 있어 읽는내내 마음이 움직였다.


글은 이렇게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의 모든 생각을 전부 수용하기엔 어느 면에선 부담스런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의 깊이 있는 통찰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


매 페이지마다 밑줄을 긋고 나만의 글감 창고에 많은 문장들을 담아뒀지만 그 중에서 짧은 몇 문장만 아래에 소개해본다.


…………………..


“세상의 실재는 우리의 집착으로 만들어진다. 세상의 실재는 우리가 세상의 사물들 속에 옮겨 놓은 자의 실재다. 결코 외적인 실재가 아니다. 외적인 실재는 우리가 집착을 완전히 벗어나야 비로소 지각할 수 있다. 실오라기만큼 남은 집착도 여전히 집착이다. 하찮은 대상을 집착하게 만드는 불행은 우리의 집착이 얼마나 하찮은지 잘 보여준다. 집착을 버려야 할 필요가 더 분명해진다. 집착은 환상을 만들어낸다. 실재를 원하는 사람은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p.24.


“우리는 거꾸로 태어나고 거꾸로 살아간다. 높고 낮음이 뒤집히는 죄 속에 태어나고 살아간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뒤집는 것이다. 그 뒤집는 것은 바로 회심이다.” p.51.


“교만은 신 밖에서의 존재 추구라면 겸손은 신 밖에서 존재하기를 거절하는 것이다. 모든 덕의 제왕은 겸손이다.” p.58.


“신앙은 지성이 사랑에 빛을 받는 체험이다.” p.172.


“바라보기와 기다리기, 이것은 아름다움에 어울리는 태도다. 우리가 생각하고 바라고 기원할 수 있는 한 아름다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아름다움 속에는 어쩔 수 없는 모순, 고통, 결핍이 들어 있다.” p.199.






…………………..











작가의 이전글 그 자체로 존귀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