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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친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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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r 07. 2016

젊음과 공부

소년의 미래와 마음 사이에 서 있기

*이제 공부 좀 해 볼라구요


왜??


상담선생님하고 이야기했어?


아니요! 생각해보니깐

고등학교갈려면 지금부터 해야할것 같아서요


아 구렇구나!고등학교는 어디가고 싶어?


빨리 실업계가서 취업하고 싶어요!


저도 구렇고 고모도 그렇게 말하구요!!


아! 그렇구나

그런데 진짜 실업계가고싶오?

...

...

말이 없었다

어제저녁 밤길을 혼저 걷다가

다쳤는데 피가 빗물같이 흐르더란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친구네 집에 무작정 찾아갔더랬다


그리고 착하신 성품의 친구 어머니가 응급실로

데리고가서 7바늘이나 꼬맸다고 한다.


눈물이 갑짜기 시야를 가렸다

*할머니한테 걸리면 혼나니깐 그냥 친구네 집으로 갔어요


지난번에도 차에 치였는데. 할머니한테 혼날까봐

그냥 쫌 날아갔거든요ㅡ

그래도 괜찮은척하고 갈려구 하는데

그 트럭 아저씨가 이상 있을 수 있다며.

병원에 갔어요.

그때도 계속 아프면 안된다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갔는데

다행히 아무 이상 없었어!


연신 속으로 울고 또 울었다

문득. 묵혀두었던 청국장 냄새처

과거의 기억이 나의 머릿속에 가득찼다


그 때...

아무런 희망도 자존감도.없이

자신감이란 명동롯데백화점 루이비통 매장의 핸드백같이

보기에도 엄두가 안나던 사치품 같았던 시간.


나*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생각하기에도 아니 그런 느낌이 한번도 들지 못했던

그 때

...


*공부하니깐 다른 건 따라갈수있겠는데

초등학교 때 잘 안해가지고 기본이 없어서 힘들어요.


그래도 한번 해 볼려구요!

그래 그랬었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그 때.

그렇게 주섬주섬 윗돌이를

챙겨입고 문밖으로 나가듯이

이리저리 주섬주섬 공책과 연필을 챙겨들고


인생이란 공부길에

올랐던 그 초년의 마음.

이제 시작되고 있었다


인생이.

비로소 자신의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시간들이.

*찬이는 잘할꺼야. 다른이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다른이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들을 보고

무엇보다 성품이 좋으니깐...


2년전부터 연신. 친척동생을 만날 때마다

계란으로 바위치듯이 외쳤던 희망의 언어들이

이제야 생명을 머금고 바위를 갈라내어

한가닥 가녀린 꽃이 핀 느낌이었다.


*보통 애들응 8시에 오는데.

저는 공부할려구 7시 반에

가거든요. 그래도 아직 부족해요.


미래.

어떤 미래를 물려줄 수 있을까?


희망.

어떤 희망을 함께 열어 갈 수 있을까?

*3일전에 생일이었던가 그랬는데.

할머니가 음력은 지났다고 하셔서 ...

미역국.

생일을 함께 축하할 수 없는 모든이들의 언어를 대변하듯

나에게 다가온 이야기였다


누리고 즐기고.

기뻐하고 무엇인가를 계획하는 사람들의 언어가

아니라.


두 세계.

항상 무엇에 대해서 부정성을 감내해야만 겨우

빼꼼히 드러내는 세계.

나이키반바지를 사러 갔다

체육시간에 입어야 한다고.

그래서 세일도 하지않는.

인터넷에서는 반가격인데요.


오늘은 생일을 축하하는 날이 되어야 마땅했다

*찬아 이가 가방에 넣으면 되지 않아?

아니요 그냥 쇼핑백에요.


반바지 아마도 나이키반바지는 처음이었겠지.

그리고 고이고이 간진하고픈 마음도.


하루종일.


찬이와 영화보고 점심먹고

419기념탑과 기념관에서 공부하고

저녁까지 먹어서 보낸다


마침 현금이 있어서 조금 용돈도 쥐어줬다

이제 공부 다시 시작한다고 해서.

인문학을 제대로 입문하려고 한다.


젊음.

언젠가 찬이에게 젊음이 찾아왔을 때

그 젊음이 미래를 계획하는 기회가 아니라

지금도 그 젊음에 의지해 다시 희망을 품으려는

어떤이에 대한 책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웃음.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 피었다

그리고 나의 마음에도 웃음이다.

그러나 또 두 세계이다.


투명한 사회 속에 불투명한 구제가

곳곳에 넘쳐나길..


나는 아직도 하나님 나라가 임하길 원한다.

경찬아 경현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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