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햇살이
도시의 영혼을 깨운다
인간의 영혼은
도시가 일어나고 나서야
조금씩 이른잠을 깨우고서
주섬주섬 옷을 입는다
한공간에서
여러개의 시간이 도시를 달린다
굽어지고 돌아가고
깊이 들어갔다가 하늘도 날아간다
우리의 영혼은 시간 안에서
공간 위에 집을 짓는다
영혼의 숨소리는 때로는
한숨이 되기도 하고 탄성이 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도시에서
여러개의 소리로 날아 다닌다
도시 위에 쌓인 소리들과
영혼 위에 쌓인 한숨들이
밤이되면 다시 미움으로
행복으로 도래한다
서울의 영혼은 곧
하루만큼의 시간들 날줄과 한숨의 씨줄이다
그렇게 하루종일 만들어진
옷을 입고 도시의 사람들은 출근을 한다
우리는 그렇게
함께 지어지는 옷을 입고
지금 내일의 옷을
여미고 만든다
그러니 오늘 나의 영혼이
한올의 시간과 한 땀의 공감에서
도시의 영혼을 꿰메면
내일은 조금 더 나온 옷을 입고
우리의 영혼은
하루를 맞이 하리라
서울에 대한 미움도
서울에 대한 사랑도
다 하나의 공간에
여러가지 시간을 공유하는 것임으로
하나로 엮여서
내일의 영혼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