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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예술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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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y 15. 2019

데이비드호크니전을 다녀와서

데이비드로크니전

1.

데이비드 호크니작품
작품을 보는 내내

보여지지 않는 외로움을 느꼈다
여백에 서린 그리움이 너무 쌓여서

두려움을 만들어내는 것 같았다
잠재적인 것들은 항상 반대로 더 강하게 나타나는 법이니까


2.

숫자에서 색깔이 느껴지는 공감각을 가진 호크니의 색감에서

이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조합들을 만났다


어떤 사람들은 보통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사람의 생각이 보편화되기까지 한참동안


이상한 사람, 별난 사람으로 취급해버리고는

시간이 차고, 때가 열리면 비로소 그의 감각과 시각에 박수를 보낸다


미래를 보고 현실로 미래의 요소들을 가져오는 작업

그것이 바로 예술가들이 하는 일이다


호크니는 색체 안에서, 숫자 안에서

기호와 언어 안에서 색깔을 찾고 연결했다


사람들이 신기해보이지 않는 관점들을

자연스럽게 신기하게 표현하는 그의 방식에서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이미 그의 안에서는 몇십년전에 그 희열이 불타고 있었겠지



3.

게이로 삶을 산다는 것

다른 성의 관점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


움직이는 것과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분할된 세계에서 하나의 세계로 세상을 보는 것


같은 성을 성차로도 비교하지 않는 것

그것은 그가 게이였던 것과 그의 작품들이 분할된 거대한 우주와 자연을


여러개의 분할된 화폭, 캔버스라는 하나의 장에서 만나는 것과 비슷하게 여겨진다


상상과 실재의 사이에서

상징이 아직 자신의 자리를 잡기 전에


기호를 낚아채서 다른 상징으로 연결하는 방법

호크니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면서 주문일 것이다



4.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호크니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가 데생을 시작하던 시기부터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해서


수영장에서 영감을 받으며

물의 움직임을, 기호로 포착하던 순간과


잠시의 사진에 빠져들었던 시기

그리고 회화 이의 작품들에도 관심을 보이던 시기


드디어 만연한 그의 거대한 작품세계가 캔버스를 뚫고서

우주의 언어와 질서로 나아가던 시기


8월까지 그의 이야기는 곳곳에서 회자될 예정이다

어쩌면 그가 주는 인상이 우리의 감정을 만들어내고


그 감정들이 켜켜히 쌓여서 심리적인 어떤 공간을

만들어 낼 것이다. 거기에 우리는 어떤 인생의 보금자리를 안락하게나마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너무나 빠르게 가속도를 내며 달려가는 삶의 언어들이


가만히 캔버스 위에 앉아서

각자의 리듬과 운율을 가지고서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


이것은 어쩌면 니체가 말한 권력

힘에의 의지일 수도 있다


예술은 그러한 힘에의 의지를 간곡하게

다른 언어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겠지


그걸 호크니가 너무나 자신만의 관점으로

잘 보여주니까 사람들은 계속해서 찾는게 아닐까?



20190513_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David Hockney

“나는 항상 그림이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해 왔습니다…세계가 정말 어떻게 생겼는지에 깊이 매료된다면, 당신은 우연히 마주한 그림이 그려진 방식에 매우 흥미를 느낄 것입니다.”




— 데이비드 호크니 (책 ‘다시, 그림이다’ 중에서)


데이비드 호크니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현대 미술의 거장입니다. 1970년대 로스앤젤레스에 이주하면서 수영장, 건축물, 정물 등을 비롯하여 2인 초상화 (double portraits)를 그리며 대중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60여 년의 긴 작업 여정 동안 작품의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않고 다양한 매체로, 다채로운 스타일을 시도했습니다.
오랫동안 관찰하고 바라보는 행위를 통해 작품에 이야기와 생명력을 불어넣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호크니는 뛰어난 판화가이자, 사진가, 그리고 오페라 무대장치 제작자 및 연출가로서 꾸준히 활동하며 최근 아이패드를 사용한 작품을 선보이기도 하는 등 끊임없이 작업의 세계를 넓혔습니다. 또한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와 같이 다양한 각도로 대상을 해체하고, 동양화의 다시점 투시법 등의 표현 방식을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활용하는 이 시대의 대표적 예술가입니다.


1937
영국 브래드퍼드(Bradford, Yorkshire, England) 출생
1953-1958
영국 브래드퍼드 예술학교(Bradford School of Art)
1959-1962
영국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
1964 
미국 로스앤젤레스 이주
2005
고향 영국 요크셔에서 작업 시작
2008
호크니 재단(Hockney Foundation) 설립
2017-2018
런던 테이트 브리튼 - 파리 퐁피두 센터 -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순회전
2018
크리스티 경매가 1019억으로 현존작가 중 최고가 경신


< A Bigger Splash >, 1967
(Mr. and Mrs. Clark and Percy), Acrylic on Canvas, 213.4×304.8cm, 1970~1971_가장 인상깊었던 구도와 배경


이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는 만나볼 수 없다.
Portrait of an Artist(Pool with Two Figures), Acrylic on Canvas, 214×305cm, 1972
Garden, 2015Garden, Acrylic on Canvas, 122×183cm,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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